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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曜 隨筆> 퓨신모텟 ‘나의 손목시계’
기사입력  2023/10/24 [19:39] 최종편집    미얀마 퓨신모텟

 

 우리는 다시 사귈 수 없는 상태이지만 사랑은 그대로 남아 있다.    

 

 

아영아! 너 짐은 다 준비됐니?” 엄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 얼른 일어섰다. 3일 후에 한국으로 유학을 가는 날이었다. 식구들은 나를 한국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걱정스런 마음으로 준비한 물건들을 빠지지 않게 잘 챙기라고 몇 번이고 다그쳤다.

 

. 엄마! 다 준비됐어.” 하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에서 리스트를 보고 확인을 했다. ‘! 맞다! 시계. 그 시계. 가장 중요한 선물! 이게 빠지면 안 된다하는 생각이 번뜩 떠올라 순간 마음이 떨렸다.

 

책상 아래에 있는 서랍을 열고 시계를 찾았다. 손목시계와 편지 등 내가 다 잘 보관했던 물건들이 나왔다. 내가 이 시계를 보관한 지 8년이 되었다. 나는 사람이나 물건을 소중한 마음에 담고 쉽게 잊는 성격은 아니다.

 

▲ 이 손목시계 역시 나와 그 사람의 추억이 가득 담겨 있다시계 옆에 있는 편지들과 사진들이 우리의 청소년 시기에 서로 나누었던 사랑의 증거라서 둘 다 가방에 소중히 넣었다,   

 

이 손목시계 역시 나와 그 사람의 추억이 가득 담겨 있다. 시계 옆에 있는 편지들과 사진들이 우리의 청소년 시기에 서로 나누었던 사랑의 증거라서 둘 다 가방에 소중히 넣었다,

 

그때는 햇살이 빛나는 한 여름 저녁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학교에서 스쿨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엄마가 창업한 가게를 버스 안에서 쳐다봤다.

 

! 거기에 준재 아니야? 그 남자가 왜 거기에 있나?’라고 생각했다. 중학교 때 준재는 나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걔는 나에게 고백을 전혀 안 했다. 걔가 우리 가게 옆에 있는 것에 대해 아주 궁금했다. 옆집에 놀러 오는 건지 걔 집인지 잘 몰랐다. 그때부터 우리는 씨앗이 싹트고 뿌리가 내리던 사랑의 시작이었다.

 

나는 엄마 가게로 거의 매일 갔다. 그래서 준재를 자주 보게 되었다. 서로 단 한 번도 이야기한 본 적이 없는데 옆집이라서 자주 눈이 마주쳤다. 나는 곧 수학 시험을 봐야 했다. 준재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집에서 학교에 다녔는데, 준재는 학교 기숙사에서 지냈다. 우리는 학교가 달라서 매일 못 만났다. 준재가 아플 때나 자주 집에 돌아왔을 때 볼 수 있었다. 가끔 준재를 못 보면 그리웠다. 내가 그 애를 그리워할 때마다 텔레파시가 통한 듯,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 신기했다. 준재도 나를 그리워해서 그럴까(?) 생각하며 마음속으론 은근히 행복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느 날, 준재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내가 혼자 있는 순간에 뭔가를 살짝 던져주고 달아나 깜짝 놀랐다. 준재가 주고 간 것은 편지였다. 그 편지에서 나의 전화번호는 .이다. 난 너랑 얘기하고 싶어.”라고 쓰여 있었다.

 

2014도년에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핸드폰을 처음 썼던 시기라서 서로 어렵게 전화번호를 물어봐야 했다. 드디어 기다리는 시간이 왔다.

 

그 이후 우리는 부모님이 몰래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연락했다. 청소년 때 첫사랑을 만난 것은 정말 아름답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때 감정이 8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상상하게 남아 있다. 서랍 속 준재의 편지를 본 순간 너무 설레고 행복했다. 준재의 눈빛, 준재의 목소리, 준재가 입었던 옷, 준재가 하는 행동, 준재의 목에 있는 점까지 다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연락하다가 어느 날 준재가 나를 밖에 만나자고 했다. 우리에 첫 데이트는 파고다였다. 나는 친구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간 후에 준재랑 만났다.

 

우리는 서로 첫사랑이 되고 연애하는 것 처음이라서 서로 수줍음을 타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나왔다. 두 번째 데이트에서 준재가 나에게 이 손목시계를 선물했다. 이 시계는 네모 모양의 까만색이다. 준재가 나에게 이 시계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넌 나를 영원히 사랑해야 한다. 시계를 주는 의미는 내가 너를, 네가 나를 항상 기억하고 함께 있어 달라는 뜻이야.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사랑이 더 강해질 거야.”라고 말했다. 나도 준재에게 똑같은 손목시계를 주었다. 디자인은 똑같지만, 색은 달랐다. 준재의 것은 파란색이었다. 우리의 사랑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사랑하는 방식이 달랐다.

 

준재가 했던 말처럼 나는 준재를 아직까지도 사랑한다. 준재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는 잘 모른다. 우리는 헤어진 지 4년이 넘었다. 하지만 나는 준재가 주었던 선물을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첫사랑이라서 10년이 지나도 못 잊을 것이다. 나는 손목시계를 한국에 가서도 차고 다니려고 챙겼다.

 

우리가 사귀었을 때 준재가 나에게 대형 곰 인형, 커플 옷, 종일 별, 수많은 편지들을 주었고 나도 준재의 생일마다 소원을 잘 빌고 선물도 많이 주었었다.

 

우리는 다시 사귈 수 없는 상태이지만 사랑은 그대로 남아 있다. 가끔 준재와 문자메시지로 연락했을 때 나와 있었던 추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여전히 설레고 사랑하는 마음 변함이 없는데, 우리는 왜 사랑이 이어지지 못하였을까? 너무 어려서였을까?

 

학력, 성격, 경제적 수준, 목표 아무것도 생각 안 했었다. 순수한 사랑으로 서로 사랑한 것 뿐이다. 시계의 바늘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리 사랑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아영아! 너 아직 안 일어났어? 아침을 다 준비했어. 빨리 일어나고 나와.” 엄마가 또 큰 소리로 불렀다. 방에서 빨리 나가고 아침을 먹어야 했다. ‘시계야, 넌 나랑 같이 멀리 가야겠다.’하면서 손목시계를 꼭 챙기고 캐리어에 넣었다. 며칠 후에 출국해야 하는데도 나는 준재에게 인사도 못 했다.

 

한국에 도착하면 연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준재가 준 시계를 차고 지내면서 항상 준재와 동행할 것이라고.’

 

퓨신모텟(한국명 아영)

현재 제주 대학교, 무역학과 석사과정 재학중

빛과 나눔 장학협회 장학생

한국디지털문인협회 미얀마 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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