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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계속 오니, 비는 계속 와”
(POET VIEW) 林 森 '잠 비'
기사입력  2023/08/15 [16:53] 최종편집    림삼 시인

 

 

  

잠 비 

  

 

▲  pixabay.com

 

비가 와

 

비 오니 잠 와

자고 나니 또 비가 와

또 비 오니 또 잠 와

또 자고 나니 그래도 비가 와

그래도 비 오니 다시 잠 와

비 계속 오니 잠만 계속 와

 

잠이 와

 

자고 나니 비 와

비가 오니 또 잠이 와

또 자고 나니 다시 비 와

다시 비 오니 다시 잠이 와

다시 자고 나니 그래도 비 와

잠 계속 오니 비는 계속 와

 

비는 잠을 부르고,

잠은 비를 부르고,

잠비인가 봐

     

詩作 note

림삼 제 8시집 우짜 멧시지가 웁노?’ 중에 수록되어 있는 시다. 단어를 늘어놓고 말장난을 한 듯한 뉴앙스 때문에 어느 독자로부터 지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당시 필자는 이리 대답을 했었다. “몇날 며칠을 지겹도록 이어지는 장마 때문에 아무데도 못 나가고, 낮이고 밤이고 줄창 잠만 자던 상황인데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한가요?” 그러고보니 올 장마도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남기고 지나갔다.

 

산사태로 온 마을이 매몰되었는가 하면 제방 붕괴로 인한 지하차도 침수 등 어찌보면 역사상 최악의 참사를 빚어낸, 인재와 천재지변이 어우러진 복합적 재난이었다. 게다가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의 상황은 또 어떤가? 기상이변으로 인한 지구촌 곳곳의 자연재해들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8월 중순인 지금도 아직 여름의 끝자락을 다 넘겼다고 할 수는 없다. 거대한 태풍의 습격이나 예상치 못한 폭우가 또 급습할지 모른다. 아무튼 이런 저런 사유로 편치 않은 여름 절기다.

 

자연재해나 기상이변의 현상들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참 많다. ‘넥스트 투모로우’ ‘애프터 쇼크’ ‘인투더 스톰’ ‘허리케인’ ‘임파서블등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 전개에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걸작들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영화 중에도 해운대’ ‘백두산등은 외국의 어떤 영화와 견주어도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작품들이다. 그런데 그런 영화들을 보면서 느끼는 절실한 각오와 뼈에 사무치는 반성들은 이상하게도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니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보통 자연재해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사회적 생활과 인명, 재산이 이상 자연현상 등과 같은 외력에 의해 피해를 받았을 경우 이를 재해라고 하며, 재해를 유발시키는 원인을 재난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생존과 재산의 보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생활 질서를 위협받는 상태를 초래시키는 사고 또는 현상을 재난이라고 하며, 이로 인한 피해를 재해라고 한다.

 

재난의 결과인 재해는 불의의 돌발적인 외부의 강력한 힘에 의해서 인명피해, 가축의 폐사, 그리고 토지 및 건물 등 공작물이나 물품, 시설의 손괴와 망실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로써 재난과 재해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재해는 발생 원인에 따라 자연재해와 인위재해로 나뉜다. 이 중 자연재해는 자연현상에 기인한 것을 말하며, 그 원인과 결과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문제는 현대에 이르러서는 거의 모든 자연재해가 천재지변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원인을 파헤쳐보면 대부분 인위적인 어떤 요인으로 인해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자연재해라고 칭하기가 힘들다는 점이 주지해야 할 사항이다. 어찌보면 인간의 무분별한 행위와 도전에 대한 자연의 응징이나 경고가 재앙으로 되돌아오는 윤회의 사슬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올 여름에 밀어닥친 수많은 재난을 접하면서 새삼 인간의 불성실한 오만과 성급한 탐욕에 대해서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과연 행복한 것인가? 편리하고 획기적인 첨단 과학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지니고 있는 참된 인간성은 과연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 건가? 더불어 사랑하며 서로의 행복을 위해 손 맞잡는 감성과 이성은 지금 적절하게 발휘되고 있는가? 이렇게 살다가 우리 후손에게 유산이라고 자랑스럽게 물려줄 어떤 가치가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 세상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형이상학적인 공식으로 존재하는 일종의 평면도 형태의 집단 거주체계다. 그런데 사람 간의 마음은 시소와 같아서 한 쪽의 마음이 너무 커져버리면 시소가 기울어지게 되고, 반대 쪽은 상대를 내려다보게 된다. 그리고 반대 쪽은 상대를 내려다보며 생각을 하게 된다. ‘나를 향한 마음이 언제나 이렇게 큰 마음이겠지. 항상 나보다 더 큰 마음으로 나를 올려주겠지.’ 안심하게 되고 방심하게 된다.

 

하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내려버릴 수 있는 쪽은 발이 땅에 닿아 있는 사람이다. 인간관계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 그가 시소에서 내리게 만들지 말기를 바라야 한다. 사실 꿈이든 인생이든 누구나 선택 앞에서 망설이기 마련이다. 두렵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좋은 결과를 상상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마는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단 하나만 생각하는 건 어떨까? 바로 행복이다. 어느 쪽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가? 어느 쪽이 나를 덜 아프게 하는가? 어느 쪽이 나를 더 사랑하는 길인가? 타인의 행복도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내가 먼저 행복해야 그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좀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실은 조금은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나의 행복,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꿈이든 인생이든 그 선택이 조금은 더 수월해질 것이다.

 

100세 시대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가이다.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14년이라고 한다. 우리가 이 격차를 줄이지 않으면 행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아프면서 90세를 살기보다는 아프지 않고 76세를 사는 게 낫다는 얘기다. 장수의 시대를 말하지만 병실에 누운 채로 100세를 산들 무슨 즐거움과 행복이 있겠는가? 한 살이라도 젊고 건강할 때 열심히 노력해서 아프지 않는 몸을 만들어가는 것이 행복의 길이다. 평균수명보다 건강수명이 더 중요한 법이다.

 

우리의 현대 문명은 우리가 채 인지하지 못하는 새에 스피드 광을 낳았다. 이 광증은 일종의 전염병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 병에 걸려 있다. 우리는 각자의 일이 생길 때 거기 집중하되, 늘 마음 속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둠으로써 하루를 천천히 정성껏 보낼 수 있다. 삶의 문제들은 사실 저 밖에있지 않고 이 안에있다. 모든 것이 안에서 마음에 의해 결정된다.

 

천천히 사는 삶은 잠시 멈추어서 생각하고, 돌이켜보고, 판단하고, 찬반을 가름할 시간을 준다.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반드시 미치도록 바쁘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일을 했느냐보다는 어떻게 일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어떤 기쁨은 내 생각보다 빨리 떠났고, 어떤 슬픔은 더 오래 머물렀지만, 기쁨도 슬픔도 결국에는 모두 지나갔다.

 

그리고 이젠 알겠다. 그렇게 모든 것들은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손님들일 뿐이니, 매일 저녁이면 내 인생은 다시 태어난 것처럼 환한 등을 내걸 수 있으리라는 걸 이젠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예컨대 이만큼 나이를 먹고나니 조금씩 보이는 삶의 진리인가보다. 삶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레시피다. 요리를 할 때는 여러 재료를 한 번에 하나씩, 순서대로 넣어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한 가지씩 해나가야 한다. ‘, 이번 일을 잘 처리해야 하는데’ ‘이거 했다가 망하면 어떡하지?’ 이런저런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자연스러운 흐름에 자신을 맡기고, 하나, 둘 씩 새로운 경험을 더해 나아가면 된다. 또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것이 바로 삶의 요구 사항이다. 지금 나에게 있어서의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거다.

 

사실은 최근에 필자는 왠지 모르게 온갖 사소한 결정을 놓고 초조함을 느꼈었다. 나는 무슨 옷을 입어야 하나? 나는 무엇을 먹어서는 안 되는가? 문은 잠갔는가? 내가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 당장은 그런 불안이 필자의 현실인 건 맞다. 그렇더라도 진실과 싸우지 말고, 그것을 직시해야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원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살아 가는 데 있어 사람은 늘 판단 가운데 서 있을 때가 많이 있다. 현실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도 지혜 있는 삶의 주인공이 되길 소망하면서 아침을 맞는다. 고백하자면, 나이 먹은 게 때로는 서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도 스스로를 위한 변론을 하게 된다. 술도 익어야 맛이 나고, 된장도 숙성해야 맛이 나며, 밥도 뜸이 푹 들어야 맛이 있듯이 인생도 늙어야 제 맛이 나는 거다.

 

이 모든 것이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자꾸 옛날에 집착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변화에 긍정적으로 대처할 때, 나이 들어서도 좋은 것들을 찾을 수 있다. 나이 드는 건 서러운 게 아니다. 더구나 억울해 할 일도 아니다. 그저 천천히 익어가면서 인생을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다. 앞으로 여름을 몇 번이나 더 맞이하게 될지는 모른다. 어차피 올 여름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다시 맞게 될 여름에는 좀 더 많은 대비와 제대로 된 마음가짐으로, 어떤 자연재해에도 휘둘리지 않는 굳건한 삶의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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