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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씩 계절 바뀌는 초침소리”
기사입력  2024/03/14 [04:25] 최종편집    림삼 시인
 

 

 

 

 

 

봄이 오는 소리

 

 

▲ pixabay.com     

이리도 바람 몹시 불어대는

폼새 또한 모지니

필시 겨울 뒷자리렷다,

따스한 품안 깊이 감추인

만남과 석별 모두어

눈 대신 비 내리언만

 

질곡의 시절 내내

세월에 형편 죄다 맡기고

부질없던 마음조차

마즈막 연민 솟을손

닦아도 닦아도 자꾸 흐르는

눈물, 비에 젖으면

 

그대와의 지난 인연

서럽게 헤어졌음에

이미 다 한 줄로 여겼거늘

내 넋에 다시금

밝은 빛살무지개 뜨니

도무지 영문 알 수가 없네

 

한 걸음씩 조심스러이

계절 바뀌는 초침소리,

허나 부랑같이 값싼

시간의 모서리마다

주홍글씨로 아로새겨진 사연

나 확실히 아는 것 있네

 

이내 봄은 약속처럼 되돌테고

꽃 다시 피어날 적

하양나무 숲길 따라

얼굴 가득 함박웃음 물고 올

사랑이라는 제목에

는개비 내려 소리 적시리

  

 詩作 note

실상은 이미 시절이 지천으로 봄이거늘 이제사 뜬금없이 봄 오는 소리 타령을 하는 모양새라니, 이거야 제 철 모르는 강아지 날뛰는 폼이랑 매양 닮음직 하다. 그러고보니 우리 삼천리 반도에 봄이 찾아오는 시절 시계판이 매우 급해졌다. 겨울의 잔설이 채 녹기도 전에 하마 매화 향기 그득해지기 시작하더니 남녘으로 노란 꽃밭이 아주 흐드러졌다. 절기를 추억해보니 필자 어릴 적에는 이맘 때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봄볕 조금 적선받을 수 있었는데 지금엔 온통 누리 가득 봄햇살 천지 아닌가?

 

우리나라가 슬슬 아열대 기후 지역에 포함되어간다는 소리가 전혀 근거없는 낭설은 아닌 것이 인근 해역에서 잡히는 어종에 대한 언론 보도도 그렇고, 제 철 과일의 원산지가 조금씩 북쪽으로 옮겨져가는 실정도 예사롭지 않다고 한다. 지구촌 전체를 살펴보건대 급격히 그 세력을 확산시키고 있는 지구 온난화나,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지경도 심각하다 하니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큰 일이 필경 나고야 말 조짐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무엇이, 언제부터 잘못 되었는지 심각하게 뒤돌아보고 반성과 다짐을 확실하게 매조지 할 때다. 하릴없이 봄타령만 부르고 있을 터수가 아니란 소리다. 각자의 처해진 여건과 위치에서 걸맞는 지구 살리기 운동에 기꺼이 동참하고자 하는 자세가 시급히 요구된다. 정책이나 제도를 입안하고 시행하는 부류에서만 각성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숨을 쉬고 살아가는 모든 인류가 똘똘 뭉쳐서 이미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지구 종말의 시계 초침을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 속된 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라는 심정으로 절실하게 기적을 바라면서 힘을 모두어야 한다. 그렇게 기사회생한 지구의 목숨을 우리의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거다. 그들이 호흡하며 살아갈 이 지구가 조금이라도 더 정화된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힘을 기울여 매진해야 하는 거다.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으로 세상의 진실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소수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오래된 진리를 우격다짐으로 무시해서도 안 된다. 세상 사라는 건 누구나 척 보면 알 수 있다. 험준한 산을 오르고 올라 정상에서 아래를 보면 다 잘 보인다. 그런데 땅 아래서 위를 보면 알 수가 없어 속고 마는 거다. 세상 사를 속지 않으려면 자신이 올라간 만큼에서 아래를 보아야, 척 보면 아는 지혜를 얻을 수가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한 평생 살 때에는 사람답게, 사람스럽게 사람에 걸맞는 인격과 인성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수반하게 되는 거다. 그 자체를 무시하고 안하무인격으로 생각하거나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면서도 도무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는 사람으로 살아갈 가치도 자격도 상실한 사람이다. 온 누리에 봄이 가득할 때 혼자서 삭풍 몰아치는 엄동설한의 동토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계절이 바뀐 걸 모르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희망과 평화의 노래를 부를 때 홀로 광야에서 울부짖으며 고독과 절망의 세계에 빠져 있는 불쌍한 사람이다. 사람은 믿음과 함께 젊어지고 의심과 함께 늙어간다. 사람은 자신감과 함께 젊어지고 두려움과 함께 늙어간다. 사람은 희망이 있으면 젊어지고 실망이 있으면 늙어간다. 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어울리고 더불어서 살아갈 때 가장 빛이 나고 향기가 솟아나는 법이다.

 

어찌보면 우리의 일생은 자천타천으로 타인에게 얽매어 있다. 나를 비우면 행복하고 나를 낮추면 모든 것이 아름답다. 행복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행복은 내 마음 속에 있다. 그걸 멀리서 찾으려 드니 어렵고 벅찬 행로가 되는 것이고 불가능한 소망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법이다. 쉬운 길을 두고 구태여 멀고 험한 길로 돌아가려고 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주어진 인생을 너무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정작 지금의 인생이 초라해진다. 인생은 그냥 길가에 풀 한 포기가 나서 사는 것과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살았네!’ 한 번씩만 외쳐 보자. 살았다는 느낌보다 사람에게 더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은 없다.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지 말자. 항상 현재에 살아야 한다. 현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 지금 여기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불행한 이유들을 만들어서 움켜쥐고 있지 말고 과감하게 놓아버리자. 살아있는 행복을 누리면 행복이 곁에 다가오기 마련이다. 만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누려야 할 행복이나 운명이 전생에 이미 정해져 있다면 우리는 그 운명을 바꿀 수가 없다. 운명이 절대불변이라면 어찌 엄두를 낼 수 있겠는가. 그런데 전생도, 내생도 바로 지금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알면 삶이 달라지게 된다.

 

만일 상대가 나에게 욕을 할 때 덩달아 욕을 하게 되면 전생도 원수지간이요, 현생도 원수지간이며, 당연히 내생도 원수지간이 되는데, 상대가 나에게 욕을 할 때 한 번 빙긋이 웃으면 전생도, 현생도, 내생도 좋은 인연이 되는 거다. 좀 어수룩하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바로 삶의 진리다. 그래서 깨달으면 삼생의 업이 녹는다고 하는 거다. 지금의 우리는 그 한 번을 빙긋이 웃을 수가 없기 때문에 부부지간에도, 부자지간에도, 친구사이에도 내가 저 인간하고 전생에 무슨 원수가 졌나?’ 하는 거다.

 

이 모든 일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해결의 길이 보인다. 깨달음은 운명대로 사는 게 아니라 운명을 바꾸는 것이다. 오늘도 지금여기에서 행복한 하루가 되고자 마음을 먹는 것이 가장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는 첫걸음이다. 우리가 좋아하며 즐겨 마시는 커피에서 우리는 행복한 삶의 단면을 맛본다. 늘 마시면서도 마실 때마다 감동과 미각이 다르게 느껴지는 마력을 커피는 지니고 있다. 마치 매일 매일 바뀌는 삶의 얼굴과도 같다.

 

커피는 처음에는 뜨거워서 못 마시겠더니 마실만 하니 금방 식더라고 느껴진다. 인생도 그렇다. 열정이 있을 때가 좋을 때이니 식고 나면 너무 늦는다. 커피는 따뜻할 때 마시는 것이 잘 마시는 것이고, 인생은 지금 이 순간에 즐겁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원두커피의 향이 천천히 방안 가득 차오르는 아침은 편안한 마음이어서 좋다. 은은하게 퍼져 나가는 조화로운 향기는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 마저도 이내 수줍게 만들어 버린다.

 

커피가 내려지는 이 시간, 기다림은 어느새 작은 설레임으로 바뀌고 두 손 가득 잡은 커피잔에서 오늘 하루를 본다. 한 모금 천천히 입술을 축이면 형언할 수 없는 기분 좋음에 저절로 행복감이 밀려온다. 또 한 모금을 천천히 목으로 넘기면 어느새 알싸한 첫 맛의 쓴 맛이 금방 단 맛으로 변해버린다. 그렇게 마셔대는 커피 잔의 바닥이 보일 때 쯤 커피 향기가 입 안에서 긴 여운으로 남으며, 새로이 밝아온 아침은 어제와는 분명히 다른 행복을 기약하는 오늘의 시작이다. 그렇게 모닝커피 타임의 속살이 느껴지는 아침이다.

 

! 그럼 이번에는 맛있는 차를 한 잔 우려내보자. 우선 성냄과 불평의 뿌리를 잘라내고 잘게 다진다. 교만과 자존심은 속을 빼낸 후 깨끗이 씻어 말린다. 짜증은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토막을 낸 후에 넓은 마음으로 절여둔다. 주전자에 실망과 미움을 한 컵씩 붓고 씨를 잘 빼낸 다음 불만을 넣고 푹 끓인다. 미리 준비한 재료에 인내와 기도를 첨가한 후 재료가 다 녹고 쓴 맛이 없어지기까지 충분히 달인다.

 

기쁨과 감사로 잘 젓고 미소를 몇 개 예쁘게 띄운 후 깨끗한 믿음의 잔에 부어서 따뜻하게 마실 준비를 하고, 오늘 하루도 예쁘고 밝은 하루가 되기를 기원한다. 바로 향기로운 차가 마련되었으니 아주 좋은 기분으로 사랑을 음미하며 한 모금씩 머금는다. 입 안 가득 허브향이 넘쳐나면서 영혼을 맑게, 마음을 밝게, 그리고 온 몸을 평화롭게 빚어내는 행복한 기분이 드는 아침이다.

 

그렇게 행복은 참 사소하다. 늘 보던 것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항상 스쳐 지나가는 것과 그 순간들 사이에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이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뒤돌아보는 것에서, 스치는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이 나오니까 말이다. 그리고 또 다시 그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이제부터는 사소한 것을 자주 바라보자. 아주 조금은 느슨해도 좋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와 함께 행복은 결코 거창한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하루 하루 일상 속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것이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무심히 흘리지 말고 한 번 더 바라봐야겠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오늘도 참 사소한 행복과 함께 말이다.

 

지금은 봄이니까, 봄이 오는 소리를 미처 못들었던 사람들에게도 봄의 환희를 한껏 전해주고픈 염원을 담은 봄이 우리를 향해 품을 벌리고 있는 아침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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