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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수필> 나에게 듬직한 인연의 나무들
기사입력  2024/03/11 [17:15] 최종편집    띤자묘(Tin Zar Myo, 한국명 가운)

 

▲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수많은 인연을 만나며 그들과 같이 어울려 살아야 한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수많은 인연을 만나며 그들과 같이 어울려 살아야 한다. 선물 같은 좋은 인연은 힘이 되고 행복을 주는 반면, 나쁜 인연을 만나면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나에게도 그런 인연들이 있다.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엄마 혼자 우리 6남매를 키우셨다. 그러다 50살이 넘은 엄마는 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때 대학원생인 큰 언니가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퇴하고 취직하여 가장이 되었다.

 

처음엔 인턴으로 취직하니 월급은 적은데 야근은 많아 무척 힘들어했다. 언니는 불평불만 없이 일했고 주말이나 일찍 퇴근하는 날은 집안일까지 다 했다. 화도 안 내고 힘들다고 징징거린 적도 없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훌륭하고 정직하고 겸손하고 마음이 넓고 인내심이 강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언니는 마흔 살이 넘었는데도 아직 결혼도 안 하고 오직 우리 남매만 바라보고 인생을 희생하며 살고 있다.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가장 역할을 하며 우리 남매를 보살펴 준 것이다.

 

나에게 큰 언니는 엄마이기도 하고 아빠이기도 하다. 내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고마운 사람이다. 큰 언니가 없었으면 나는 지금처럼 잘 성장할 수 없을 것이다.

 

나에게 큰 언니는 하늘에서 주신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것보다 더 귀중한 선물이다. 아마 나에게서 아버지를 너무 빨리 뺏어가서 미안한 마음으로 언니를 준 것 같다.

 

나에겐 다른 복은 모르는데 가족과 친구 복은 있는 것 같다.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랄 뿐만 아니라 친구의 사랑도 받고 있다. 물론 아버지의 빈자리가 몹시 커서 아직도 사이좋게 지내는 아빠와 딸의 모습을 보면 부럽고 아쉽다.

 

그러나 이뻐해 주신 가족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또한 친한 친구들 지인들도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 나에 대해 잘 알고 내가 힘들 때 격려해 주고 위로해 주고 조언해 주고 힘이 되어 준 내가 아끼는 친구가 있다.

 

▲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엄마 혼자 우리 6남매를 키우셨다그러다 50살이 넘은 엄마는 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그때 대학원생인 큰 언니가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퇴하고 취직하여 가장이 되었다.

 

어렸을 때 집의 형편이 안 좋은 것을 뻔히 알고 있는 나는 엄마와 언니에게 뭐 사 달라고 조르지 못했다. 미안함이 습관이 되어 나는 친구들이 생일에 뭐 갖고 싶냐고 물어봤을 때 이거 갖고 싶어, “이거 사 줘.”라는 말을 내 입으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내 맘에 안 맞는 선물을 받아 본 적이 많았다. 나는 어릴 때 생일 파티도 한 두 번밖에 못 해서 케이크를 잘라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촛불을 불고 케이크 자르는 게 큰 꿈이었다. 그런 꿈을 품고 살다가 어느 날 나의 20번째 생일에 대학 동창이 깜짝 선물로 케이크를 선물해 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간절히 원했던 그 꿈이 이루어져 울컥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생일이었다. 나에게 이런 진정한 친구가 있다니 그동안 인생을 잘 살았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그 친구는 생일 케이크뿐만 아니라 예쁜 드레스도 사 주었다.

 

사랑은 주는 만큼 나에게 돌아오는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만났던 어떤 인연이든 미움과 질투심 없이 진정한 마음으로 대했다. 항상 바라는 것 없이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주었다.

 

그런 내 진심이 친구의 마음에 닿아 이렇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긍정적으로 봐주고 잘 챙겨 줘도 나에게는 똑같은 마음으로 대해 줄 수 없는 사람도 있었다. 나를 힘들게 하고 울게 만든 인연들이다.

 

나는 피부가 까만 편이라서 사촌 오빠들과 초..고 동창들이 장난을 치며 놀렸었다. 피부가 까맣다고 별명을 만들어 부르기도 하고, 하얀 옷을 입을 때는 나는 안 보이고 옷만 보인다며 마구 놀렸다. 중학생 때까지는 아무렇지 않고 나를 사랑해서 놀린 말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때는 예뻐지고 싶은 사춘기 시간이니까 이런 말들을 들으면 들을수록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난 걸까?’ 자책감도 들고 피부를 하얗게 만들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외모 평가를 받아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 빼고는 대부분 나에게 힘이 되어 준 좋은 인연들과 만났다. 생각해 보면 거짓, 미움, 질투심 없이 타인을 대해 주면 타인도 나를 그렇게 대해 주기 십상이다.

 

2년 전 새롭게 만난 인연이 있다. 그 인연으로 인해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희망글쓰기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만난 친구와 선생님들이 가운이는 귀엽고 예쁘다라는 말을 자주 해 주었다.

 

덕분에 나는 처음으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따스한 말 한마디는 그 어떤 비싼 선물보다 나를 기쁘게 해 주는 소중한 선물이 된다.

 

아빠의 빈 자리를 채워 준 언니와 처음 생일 케이크를 선물해 준 대학 친구, 그리고 희망글쓰기대학에서 만난 선생님은 나에게 선물 같은 인연들이다. 지금의 내가 좀 더 큰 나무가 된다면 앞으로 새롭게 맺어지는 인연들에게 나눔과 베품을 함께할 수 있는 그늘이 되고 싶다

 

띤자묘(Tin Zar Myo, 한국명 가운)

대학생(지금은 휴학하고 있음)

zarmyotin4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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