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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눈 글썽이며 기대이던 세상”
기사입력  2024/05/23 [01:12] 최종편집    림삼 시인

 

 

 

 

“네가 세상과 소통하는 법 

 

▲ pixabay.com

  

이 밤에

세상과 대화를 하고 있지요

 

그동안

아흔아홉 구비구비

착한 눈 글썽이며

오롯이 침묵으로 기대이던 세상,

 

그 세상은 내게 수많은 질문을 퍼붓지만

난 그저 고개 들어 달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지요

나 사는 방식을 설명할 자신도,

세상이 품은 의혹을 고쳐줄 자신도,

 

그냥 입을 다물고 있으면

거짓이라는 걸 알지만

지금은, 지금만큼은 어쩔 수가 없어요

 

달은 이리 밝구요

너무도 밝아 되레 슬프기만 하구요

 

그렇게 말 없이 세상을 껴안고는

차라리 눈을 감아요

미안하다...’

 

이해하지도 못할 입속말

홀로 뇌까리면서

 

이 밤에

세상에 사과를 하고 있지요

 

詩作 note

봄이 무르익는 어제 밤, 오지 않는 잠을 좀 자보려고 억지로 누운 잠 자리에서 또 쓸 데 없는 생각 삼매경에 빠지게 되었고, 급기야 뜬 눈으로 온 밤을 지새게 되었다. 악순환도 악순환도 이런 고역은 없을텐데 도무지 어찌 해결할 방도가 없다. 그렇다고 잠 오게 한다는 약물에 의존하다가는 금세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를 게 뻔하고, 그렇기에 그냥 무작정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 하니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닌 성 싶다.

 

젊었을 적에는, 물론 낮 시간 동안 워낙 피곤하게 움직인 이유도 있겠지만, 아무튼 밤에 자리에 누우면 바로 골아떨어지기 일쑤였는데 차츰 나이를 먹고 늙어가면서 단잠의 참맛을 반비례하는 못된 버릇을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예 날밤의 정점을 찍으려 들고 있으니 참으로 야속타. 어찌 되었건 밤에 자꾸 깨지 않으면서 길게 잠 한 번 자보는 게 소원 아닌 소원이 되어버린지도 한참이다. 살다보니 참 별 게 다 소원 축에 들게 되어버렸구나.

 

사람이 산다는 게 따지고 보면 하염없도록 어설프고 허술하기 짝이 없다. 나름 무슨 원대한 꿈도 있고, 미래에 대한 바람이나 소망을 품고 있는 듯 착각들 하지만 실상 그런 건 없다. 그저 하루 하루 주어진 일상에 임하면서, 대충 오늘 하루를 어떻게 무사히 넘기느냐의 문제를 껴안고 끙끙거리다가 세월 다 보내는 게 사람의 일천한 삶일 따름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무슨 대단한 철학을 갖고 있는 염세주의자거나 비관론자는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한다면 아무 대답도 못할 게다. 왜냐하면 애저녁에 이유나 까닭이 존재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다면 그런 거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은 확실한 이유나 까닭을 대보라고 거꾸로 요청한다면, 당신은 필자에게 어떤 방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가? 시원한 답변이나 해결책을 물론 기대하는 건 아니다. 누구도 삶에 대한 명확한 길을 알고 있진 않을테니 말이다.

 

삶이란 바로 바로 이런 거다.” 하고 이런 저런 각자의 생각이나 주장을 펼칠 수는 있지만 그건 그저 개념에 불과할 뿐이다. 누구라도 인정할만 한 결과나 확증된 정도를 자신있게 제시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이런 보잘 것 없는 생각까지도 집착으로 이어질 상태로 고집스러워진다는 거다. 필자는 요즘 들어서 정작 해결 못할 고민에 사로잡혀 있다. ‘대관절 지금 필자는 왜 살고 있을까?’ 하는 문제다. 아울러 지금 살고 있는 이 모습이 얼마나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의 단면일까?’ 하는 의구심이다.

 

어쩌면 먹고 살기 급급한 현실에서 이런 생각까지 할 짬이 있다는 사실이, 배가 덜 고프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민하고 걱정할 시간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 누군가 처지를 꼬집으며 채근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다 건강하고 피 끓는 젊음이 어느 정도라도 뒷받침을 해줄 때의 이야기다. 막상 힘 빠지고 기가 허해지는 노인의 반열에 슬쩍 발을 딛고 보니, 이거야 한 걸음 움직이는 것도 버거워 숨이 차고, 어떤 일일지라도 원만하게 해결하기가 여간 부대끼는 게 아니다.

 

그러니 자연 잡생각만 늘어가고, 세상 탓, 세월 탓만 주워섬기게 되니, 이거야 그 어떤 문제와도 바꾸지 못할 지경으로 안타깝고 서러울 문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정도 구구한 변명이나 핑계를 대면 이젠 필자가 잠을 못 자며 불면의 밤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를 알아서, 조금은 불쌍하고 동정이 간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엄연한 사실 앞에서도 무슨 요구나 기대치가 있는 건 아니다. 나이 들면 누구나 대동소이하게 드는 걱정이며 번민이라는 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이 쯤에서 슬며시 해결책을 하나 제시해보자. 무리를 하면서까지 육체를 혹사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스스로의 심신을 단련시키고 건강 유지를 위해서라도, 이것 저것 재지 말고 얼른 밖으로 나가서 걷기 운동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하는 바이다. 뜬금없이 무슨 운동 타령인가 하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뭐니 뭐니 해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하루살이의 묘미다. 그리고 그 맛의 효시가 걷기 운동에서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걷기 운동의 직접적인 효과나 가장 효율적인 방법, 그리고 일반적인 파급 효과나 심신에 미치는 영향 등의 전반적인 사항들은 이미 각종 매체나 보도를 통해서 널리 알려져 있는 바, 자신의 상태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방법을 채택하면 되는 거고, 요는 실천 의지다. 그저 하루 이틀 걷다가 중지할 거면 아예 시작을 안 하느니만도 못하다. 꾸준히 체계적으로 반복해서 한 달이나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서 걷다 보면 스스로 효과나 보람을 느끼게 될테고, 슬그머니 그 맛에 중독이 되다보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삶에 활력과 기운을 북돋아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적당한 운동 후의 적절한 피로도가 아마도 밤의 숙면으로도 자연스레 이어지는 온돌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육신의 건강이 곧 정신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이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젊게 사는 것이라는 말처럼 능동적으로 건강을 찾는 삶의 습관이 우리의 삶을 좀 더 의미 있고 보람찬 삶의 경지로 이끌어가는 첩경이 될 것으로 여긴다.

 

그러면 오늘이라는 이 날이 즐겁고 행복할 거라는 건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기왕이면 그렇게 좋은 일만으로 기억하며 지낼 수 있는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사람의 향기와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그런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향기, 참 좋은 말이다. 향수를 뿌리지 않았는데도 은은한 향기를 뿜어낼 수 있는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온 세상이 좋은 향기로 가득한 누리가 되어진다면 더없이 좋겠다.

 

그리곤 산 속 깊은 옹달샘의 맑은 물 같은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좋은 사람 만났다고 정말 즐거워할 수 있는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역시 난 행운아야.” 라고 말하며 어깨에 힘을 더할 수 있는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괜시리 답답하거나 짜증나지 않고, 언제라도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그런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참 행복했다. 잘했어!”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진정한 행복과 평안의 의미를 깨닫고, 만족과 기쁨을 누리는 하루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얼른 알아차리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다. 300만원 짜리 시계를 차거나 3만원 짜리 시계를 차거나 모두 똑같은 시간을 알려준다는 것을, 40만원 짜리 위스키를 마시거나 4천원 짜리 소주를 마시거나 취하는 효과는 똑같다는 것을, 100평 짜리 집에서 살거나 10평 짜리 집에서 살거나 느끼는 충족감이나 외로움은 마찬가지라는 것을, 진정한 내면의 행복은 세상의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등석을 타건 이코노미석을 타건 비행기가 추락한다면 똑같이 함께 떨어진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가족이건, 동료건, 친구건, 이웃이건, 함께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이건, 같이 만나서 웃으면서 세상 사는 이야기든, 정치 이야기든, 아니면 스포츠나 문화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하며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마음을 주고 받는다. 사랑의 마음, 배려의 마음, 용서의 마음, 때로는 미움의 마음, 과욕의 마음, 거짓의 마음 등등... 우리가 보낸 마음들은 동그라미 인생 속에 이리 흐르고 저리 뒹굴다 결국은 마음의 주인에게 되찾아 오기 마련이다. 좋은 마음은 좋은 마음대로, 나쁜 마음은 나쁜 마음대로 되돌려 받는 것이 불변의 진리이며 세상의 이치다. 우리가 고운 마음 건네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우리를 맞이할까? 사필귀정이란 말이 있듯이 세상은 거짓이 없는 곳, 주는 마음이 그대로 되돌아오는 세상인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바라기에는 오늘은 눈으로 보는 것마다 즐거움이 넘치고, 오늘은 손으로 만지는 것마다 신이 나면 좋겠다. 오늘은 고운 입술로 말을 할 때마다 모든 이에게 함박웃음을 전해주고, 오늘은 귀로 듣는 것마다 기쁨 넘치고 기분 좋은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실은 입술로, 관심은 눈으로, 봉사는 손으로, 정직은 얼굴로, 친절은 목소리로, 사랑은 가슴으로, 날마다 새롭게 맞이하는 오늘, 기쁨이 넘치는 웃음으로 모든 이에게 사랑을 전해주는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봄날, 필경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 거다. 필자에게도,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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