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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움트는 틈새…요긴한 숨결”
기사입력  2024/04/11 [14:15] 최종편집    림삼 시인

 

 

 

틈 새 

 

 

▲ pixabay.com



 

남루하지만 현실은 아름다워

쪽잠 깨어나 생명 움트는 틈새,

그래서 비단

거짓말로 말하는 진실 앞에서도

세상 사람 95%는 행복한 거

 

찰진 충고는 역시

느낌이 달라,

주절주절 맛깔스럽게

사람 얘기 풀어내는 말솜씨에

사랑이 물씬

턱까지 차오르는데

 

달콤한 사람들의 도시 가다가

행 불행 실랑이하는 틈새,

요긴한 숨결

어느 편에 설 건가를 묻는다면

부끄러운 대답밖에는 할 말 없어

 

솔솔 바람 폼새

굽어보다가,

속 깊어진 연습 마치고

이내 대차게 발벗고 나선

망설임 대신

 

봄으로 달려오거라

 

詩作 note

 

틈새는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단어는 아니지만 낯설지도 않아 비교적 친숙한 단어다. ‘벌어져 난 틈의 사이라고 사전에서는 명확하게 단정짓고 있다. 그런데 이 단어에 다른 단어를 합성하면서 우리는 비교적 장황한 뜻을 마주하게 된다. 우선 경제 분야에서는 틈새 시장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틈새 마케팅이나 틈새 시장 전략으로 그 영역을 넓히면서 더 많은 사고를 요구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특별히 세분화되고 집중화된 전략을 니치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니치(Niche)’는 바로 틈새를 뜻한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틈새 시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떤 특정한 소비를 원하는 적은 수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켓에 진입하는 것이 바로 니치 마케팅이다. 이 마케팅의 목표는 포화된 마켓에서 세분화된 전략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다양성의 극치에 있다. 큰 시장 안에서 힘들게 작은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는 것보다 조그마한 세분화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어찌 보면 틈새가 지니고 있는 진정한 묘미를 추구하는 예술적인 경제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 이 용어가 정치 분야에서도 인용되고 있다. 이번에 치러진 총선에서 일부 소수당에서 이 틈새 전략을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여 제법 고무적인 성과를 내게 되었다는 걸 우리는 목도하였다. 처음부터 커다란 목표를 세우거나 황당한 보폭으로 황새의 걸음을 흉내내지 않고, 적당하고 효율적인 선거 전략으로 거대 양당의 사이에서 쏠쏠한 열매를 수확하면서 그 존재의 가치를 드높이는 결실을 추구한 것이다.

 

예컨대 틈새는 제한적으로 어떤 지점에 위치하거나 멈추어 있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그렇기에 틈새는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밝고 어두운 빛과 그림자의 가운데 쯤에서, 인간을 조절하고 조종하는 불가항력적인 힘을 표현하기도 한다. 모든 인간은 삶과 죽음의 틈새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 존재다. 기쁨과 슬픔의 사이에도 틈새가 있고, 성공과 실패의 사이에도 틈새는 있다.

 

낮과 밤의 틈새에는 새벽과 석양이 따로이 존재하고 하늘과 땅 사이에는 공간이라는 틈새가 펼쳐져 있다. 마치 대나무의 매듭처럼 모든 삼라만상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진정한 이 틈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인간의 생애에는 숱한 틈새들이 모이고 엮여져 무수한 사연과 역사를 쌓아간다. 오늘 소개하는 시의 제목은 틈새. 가만히 읽다 보면 행복과 불행의 틈새에 숨어있는 어떤 감정을 끌어내려고 애쓰는 필자의 모양새가 참 불쌍하게 여겨진다. 어차피 끝도 시작도 없는 틈새인 것을...

 

사랑과 헤어짐의 틈새에는 갈등이 있고, 그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밀고 당기는 관계의 틈새에는 아집과 독선이 숨어있으며, 아집을 버리려고 마음은 먹어보지만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서는 미련과 욕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만나고 또 이별한다. 그렇게 틈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면서 결국 영원과 찰나의 틈새에서 거대한 숙명을 실감하게 된다. 말장난 같지만 이 틈새라는 단어는 끝없이 이어지는 혼돈과 방황의 차원이며 풀리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틈새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순리대로 살아가면 된다. 완벽하게 너무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의 인생이 초라해질 수도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인생을 그냥 오늘까지 잘 살고 간다고 생각하면서, 마무리 하고 나서 죽은 것과 같이 일체의 미련을 다 버리고 잠자리에 들기로 하자. 그리고 아침에 다시 눈을 뜨게 되면 오늘도 또 살았다!’ 하며 큰 소리로 한 번씩만 외쳐보자.

 

살았다는 느낌보다 인간에게 더 좋은 에너지를 주는 원동력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현재의 위치에서 즐기며 살아야 한다. 현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불행한 이유들을 만들어서 움켜쥐고 있지 말고, 얼른 놓아버리고 나서 살아 있는 행복을 누리면 좋겠다. 그것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요긴한 틈새 전략의 팁이다.

 

지금은 비록 도무지 솟아날 방도가 없어서 힘겨워하고 있지만,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고 불행의 연속 가운데에도 틈새가 있어서 행운이 기적처럼 찾아줄지도 모르는 게 우리 인생사다. 그런 희망과 기대를 갖고 시작하는 오늘이라면 필경 좋은 일이 생겨날 거고, 반가운 인연을 만나게도 될 거다. 어쩌면 예기치 않게 수줍은 미소로 누군가가 나타나 줄 것 같은 오늘이다.

 

불가에서 그랬던가?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부딪혀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 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말이다. 우리에게로 오는 많은 만남들이 그처럼 소중한 인연이라 생각하며 정성을 담다 보면 결국엔 우리 옆에는 귀한 인연의 사람이 남을 것이다. 우리의 인연들이 그냥 스침이 아니라, 분명 틈새의 이유가 있는 듯하여 늘 마음이 간다.

 

그러니 오늘도 좋은 인연을 담으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출발하다 보면, 어느새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지 않을까? 내가 바라듯이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소중한 인연으로 다가가기 위해 미소 한가득 머금고 오늘 하루를 살아가려 한다. 그래야 당신과 나의 틈새에 향기가 피어나고 그 향기로 세상에 행복이 넘쳐나 온 누리가 더없이 푸근해질 것 아닌가?

 

어차피 사람을 가슴 아프게 하는 것도 사람이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나로 인해 가슴 아픈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내가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린다면, 어느 순간 나로 인해 행복해지는 사람도 생기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누군가를 불편해 하고 밀어낸다면, 또 다른 누군가도 나를 불편하다고 밀어낼 것이다. 평안과 불편의 틈새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가 우리의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부터는 그저 사람의 좋은 점만 보고 또 보려고 한다. 모든 상대적인 것들을 부드러운 마음과 가슴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행여 인생의 틈새에 주어진 시간 속에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없도록,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없도록, 오늘도 가능한한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시간의 틈새에 스며있는 진실과 의미를 잘 새기며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고 먼저 양보하는 습관을 길러 고집스러운 내 마음에 심어보려고 한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세상 만사는 마음 먹기 달렸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생각이다. 생각은 우물을 파는 것과 닮았다. 처음에는 혼탁하고 흐려져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뿌연 부유물들이 가라앉으면서 차차 맑아지는 것이다. 살다 보면 진정 우리가 미워해야 할 사람이 이 세상에 그리 흔한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온다.

 

원수는 맞은 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마음 속에 있을 때가 많았다. 그 틈새에 있는 원수를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실상 병은 육체의 병이지 마음의 병은 아니다. 성한 다리가 절룩거리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다리에 생긴 이상이지 마음에 생긴 이상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주변을 살펴보면 육체의 병 때문에 마음까지 고통받는 사람이 더러 있다. 물론 이해가 되고도 남을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병들면 무척 곤란한 일이다. 마음은 우리 몸의 뿌리 같은 것이라서 뿌리마저 병들면 회생은 어려운 일이 되고 만다.

 

남들은 백세시대라 해서 백세를 살 거라고 하지만 난 단지 오늘을 살 뿐이다. 어차피 내일은 내일 아침에 일어나 봐야 알 뿐이고, 당연히 미래는 내 몫이 아니다. 미래는 애초 설계된 운명일 것이며, 그러므로 내가 어떻게 해보겠다고 장담할 일은 더욱 아니다. 또한 내가 간섭할 일도 아니다. 오로지 하루 하루가 주어지는 것을 겸허히 감당하고, 이 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일 뿐이다.

 

아울러 과거에 잘 살았고 잘못 살았고는 굳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다. 쉽고도 어려운 문제지만 늘 감사하며 사는 것이 곧 행복이다. 오늘 내가 존재함에 감사하고, 오늘 내가 건강함에 감사하고, 오늘 내가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렇게 감사가 넘치다 보면 미래는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어제와 오늘의 틈새에 존재하는 순간이 있었고, 오늘과 내일의 중간에도 보이지 않는 어떤 요소가 분명 존재한다. 그 틈새를 잘 찾아내며 살아가야겠다. 이른바 그것이 틈새 전략의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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