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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물질 오염수 방류 ‘新중일전쟁 촉발’
기사입력  2023/09/06 [03:09] 최종편집    소정현기

 

 

 

 

중국의 초강수 예상외 고강도 처방

 

지난 824일 중국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에 반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자 일본 정부가 큰 충격에 빠졌다.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와 도쿄 등 10개 지역에서 수산물 수입을 금지해 왔는데, 일본 전역으로 넓힌 것이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과 마카오 정부 역시 일본 10개 지역의 식품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일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에 조치 철회를 요구하고 국내 어민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피해를 막을 현실적 방안은 사실상 없다. 오카노 마사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이 지난 824일 우장하오 주일본 중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금수 조치의 조기 철폐를 요구하자, 우 대사는 당연하고 꼭 필요한 조치이며, 이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에 있다고 맞받았다.

 

중국의 전면 금수 조치는 일본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의 2022년 수입액은 871억 엔(7,930억 원)이다. 일본으로선 큰 타격이지만 중국 입장에서 일본산 수산물은 전체 수산물 수입의 4%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의 최대 수산물 수입국은 에콰도르이며 러시아, 베트남, 인도가 그 뒤를 잇는다.

 

중국은 일본의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에 이어 아예 세계무역기구(WTO)까지 통보까지 아우르는 초강수를 두었다.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정부는 831WTO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따른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 조치한 사실을 전격 통보한 것이다.

 

WTO 통지문에는 공중의 생명과 건강을 효과적으로 지키고, 위험을 완벽하게 억제하기 위한 긴급 조치라며, 이번 조치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규제를 당분간은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궁여지책으로 수입 금지의 즉시 철폐를 WTO에 요구하면서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중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에 이어 수천 건이 넘는 항의 전화, 일본인 학교 공격 등 점점 격해지는 중국의 일본 때리기가 영향을 준 것이다.

 

앞서 일본 외무성은 지난 81일 성명을 내고 재일중국대사관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바 있다. 재일 중국대사관은 현재 일본이 공표하는 방사성 물질 측정 데이터는 그동안 수많은 허위 보고 전력이 있는 도쿄전력이 주로 채취하는 것으로 진실성이 의심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방패삼아 IAEA 틀 내에서만 국제 모니터링을 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지적한바 있다.

 

한편, 일본 어민을 대표하는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의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책을 요구했다. 니시무라 장관은 정부가 마련한 800억 엔(7,270억 원)의 기금을 활용해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답했다.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도 자체 보상 제도를 통해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당국은 중국 외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중국에서 가공해 재수출하던 작업을 일본에서 하도록 하는 설비 투자 등을 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현재 한국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20139월부터 후쿠시마를 비롯한 8개현(군마·도치기·미야기·이바라키·아오모리·이와테·지바현·후쿠시마 등)의 수산물 및 15개 현의 27개 농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1993년 러시아 핵물질 해양 방류

 

1993년 러시아 정부가 구()소련 시절인 1966년부터 30년 가까이 울릉도 근해 등 동해상에 막대한 양의 핵폐기물을 몰래 투기했다는 사실이 들통난 바 있다. 당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공개한 러시아 정부보고서에 따르면, 동해를 포함한 극동해역 중 총 10곳이 핵폐기물 투기장소로 지정됐다. 해양 투기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고, 그 양은 1993년까지 액체 핵폐기물이 12,300, 고체는 6,200규모인 것으로 밝혀졌다.

 

199310월 환경 단체 그린피스가 동해상에서 러시아 선박이 핵폐기물 버리는 현장을 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하면서 국제 문제로 비화했다. ··3국은 공동으로 조사단을 꾸려 동해상의 핵폐기물 무단 투기 실태 및 그 영향에 대해 대대적 조사를 실시했다.

 

보고서 내용을 종합해보면, 당시 러시아 정부가 자체 조사를 통해 밝힌 무단 투기 핵폐기물은 크게 액체와 고체 핵폐기물로 이뤄져 있었다. 액체 폐기물은 주로 핵잠수함이나 핵추진 군함 등에 탑재된 원자로를 가동할 때 쓰인 냉각수 및 잔존 액체 등이었다. 고체 폐기물 중에는 퇴역한 핵잠수함에서 해체한 원자로 2기가 포함돼 있었다. 러시아 해군은 이 원자로를 납으로 만든 금속 용기에 넣어 바다에 버렸다.

 

옛 소련과 러시아가 핵폐기물을 해양 투기한 속사정은 핵처리 및 저장시설이 부족해서였다. 당시 러시아 일간지 시보드냐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를 포함해 옛 소련 각국의 원전 내 핵물질 저장시설 중 53.5%는 더 이상 핵폐기물을 저장할 수 없는 상태였다.

 

당시 한국은 물론이고 그 어느 나라보다 러시아에 격분한 국가 중 하나가 일본이다. 러시아와 일본은 모두 1972년 체결된 런던협약’(폐기물 및 기타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방지에 관한 협약)에 가입국이었기에 일본은 초강수를 두었다. 한국은 1992년 가입해 1994년이 되서야 가입국으로써 효력이 발생했다. 일본 국민들은 방사능에 오염된 스시를 먹게 됐다며 분노에 들끓었고 일본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 몰려가 연일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煕) 전 일본 총리는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 러시아 대통령을 도쿄로 초대해 양자회담을 연 뒤 양국이 이를 위급한 문제로 인식하고 공동조사하기로 이끌어냈다. 당시 일본은 러시아 측에 방사성 폐기물 방류는 이웃 국가는 물론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런던협약은 고준위핵폐기물의 투기는 전면금지하고 있었지만, 저준위의 경우 해당국 정부의 허가가 있으면 수심 4,000m 이상의 해역에는 버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러시아의 투기를 원천봉쇄하겠다. 저준위핵폐기물 투기도 완전 금지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런던협약 당사국회의에서 핵폐기물의 해양투기를 전면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 이는 ‘25년마다 기술적·경제적 관점에서 재검토하자는 단서가 달린 절충안이었다. 3년 뒤인 1996년엔 더 포괄적으로 해양 투기를 규제하는 런던협약 개정의정서가 나온다. 개정의정서는 7개 폐기물을 제외한 모든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전면 금지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했다

 

중국의 일본 보복조치 ‘2012년 재현

 

이번 중국의 일본의 수산물 수입 전면금지 조치와 함께 일본 화장품,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일본 제품 보이콧이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어 일본 단체여행 취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수 중국 여행사들은 국경절 연휴(929~106)를 계기로 일본 단체 관광 상품을 내놓기로 한 계획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2012년 중일 분쟁의 교훈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센카쿠 열도는 동중국해에서 중국, 대만, 일본 3국 영해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무인 군도로 5개 섬과 3개 암초로 이뤄졌다. 대만과 일본 류큐 열도 이시가키에선 170km, 중국과는 330km 떨어졌다. 현재는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다.

 

당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20129월 센카쿠열도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중·일 관계는 급속히 나빠졌다. 2010년 센카쿠열도에 침범한 중국 어선을 나포한 뒤 삐걱거리던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계기였다.

 

중국 정부는 군사·외교적 압박과 경제 보복, 인적교류 중단 등 전방위 보복에 나섰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각지에서는 반일 시위와 도요타, 파나소닉 등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일본 관광도 통제했다. 갈등 직전인 20127~8월 중국인 일본 관광객은 전년보다 2배 늘어나는 등 상승세였으나 급격히 꺾였다. 동년 9월 이후부터 그해 연말까지는 오히려 30~40%씩 줄었다. 2012143만 명이던 중국인 일본 관광객은 20137.8% 줄어 131만 명이 됐다.

 

무역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0111620억 달러(1879200억 원)이던 일본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20121442억 달러로 11% 줄었다. 2013년엔 다시 10.5% 줄어든 1291억 달러가 됐다. 특히 도요타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129월 전년 동기 대비 49% 급감하였다.

 

현재의 중국의 일본 수산물 금지 조치는 일본과 미국의 밀착 관계를 볼 때, 이는 당연히 중미 경쟁과도 얽혀 있다. 이와 함께 외형상 일본의 핵물질 해상 방류에 중국은 한국과 동조적인 입장인 듯 보이지만, 한미일 공조체계 구축에 중국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는 국면이다. 따라서 중국이 이전의 사드사태처럼 한국에 대한 제2의 보복카드를 어떻게 구사할 것인지? 이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예의주시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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