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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하는 “여야(與野) 영수회담(領袖會談)”
기사입력  2023/04/20 [05:02] 최종편집    소정현기자

 

 pixabay.com

 

 

영수회담! ‘무조건 성사되어야

 

집권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대화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는 지탄까지 받고 있다. 국민과 야당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국정 난맥과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국정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야당 말살 책동 또한 중단하기 바란다.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고,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112일 신년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재명 당대표 신년 기자회견 다음날인 13원내 1당인 민주당의 협조를 얻어 국정을 무한 책임져야 하는 집권여당의 지도부가 과연 맞나라며 공과 사도 구분 못하는 편협하고 졸렬한 인식도 놀랍지만, 대화와 협치의 기회마저 내팽개치는 적대적 태도에 국민 얼굴이 다 뜨거울 지경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처럼, 이재명 당대표는 지난해 828일 전당대회부터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까지 민생과 경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윤 대통령에게 협력할 수 있는 최대치로 협력하겠다며 거듭 영수회담’(領袖會談)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도 허공의 목소리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 투표제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도 함께 제시했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범죄 피의자와 회동은 부적절하며, 사법리스크를 모면하기 위한 잔꾀라며 비판에만 골몰하고 있어 당분간은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국 정치에서 영수회담이란 단어는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제1야당 수장의 양자회담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는 경우가 보통이었고, 참여정부 이래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분리되는 게 일반화되었지만 여당의 실질적 1인자는 여전히 대통령이므로 여당 대표와 야당 대표의 회담은 대개 영수회담이라 부르지 않는다.

 

여야의 두 책임자가 만나 허심탄회하게 국정을 토론하는 자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특히 지금처럼 중요 현안들을 둘러싸고 여야 간 극한 대결로 치달을 때는 영수회담이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우선 쌍방에 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사회, 정치적인 긴장을 완화시켜 합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대화함으로써 국정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대국민 설득의 필수과정인 국민 소통의 한 방법이다.

 

최악이 아니라면 영수회담 유용론

 

지도자를 뜻하는 영수(領袖)’라는 용어는 과 관계 있다. ‘거느리다라는 뜻을 가진 ()’의 원래 의미는 (neck)’이었다. 옷이 목에 닿는 부분, 즉 옷깃을 의미하는 의령(衣領)’이라는 말에 그 뜻이 온전히 살아 있다.

 

고대 중국인들은 옷을 만들 때 신체 접촉이 많은 옷깃()과 소매() 부분을 특수 옷감으로 만들었다. 쉽게 닳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고관대작의 경우에는 금()을 덧대기도 했다. 옷깃과 소매가 화려하다는 것은 곧 신분이 높음을 상징했다. ‘영수가 명망 있는 지도자라는 뜻으로 발전한 연유다.

 

이처럼, 영수(領袖)회담은 단체나 조직의 우두머리가 만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이다. 보통 국가적 현안이 발생했거나 정치적으로 타결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영수회담이 가동됐다. 그럼에도 역대 영수회담은 특정 사안에 묘수를 도출하거나 대승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럼에도 무용론에만 무게를 실을 일이 아니다.

 

역대 영수회담 일지를 간략히 알아본다.

 

문민정부->1994311일 김영삼 대통령이기택 민주당 대표, 1996418일 김영삼 대통령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표

 

국민정부->김대중 정부에선 8차례 야당 대표와의 단독 영수회담이 열렸다. 1998227일 김대중 대통령조순 한나라당 총재, 19981110일 등 총 7회 김대중 대통령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참여정부->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첫 영수회담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연정이 의제였다. 노 전 대통령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초당적 내각을 구성하자며 연정을 제의했지만 박 대표는 말씀을 거둬달라며 딱 잘랐다.

 

200597일 노무현 대통령-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200729일 노무현 대통령-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이병박 정부->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영수회담은 2008년 손학규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와 이뤄졌다. ·미 자유무역협정과 쇠고기 협상을 의제로 조찬을 겸한 회동이었다.

 

2008520일 이명박 대통령-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2008925일 이명박 대통령-정세균 통합민주당 대표, 2011627일 이명박 대통령-손학규 민주당 대표

 

박근혜 정부->양자회담 기록은 없고, 여당 새누리당 대표를 동반한 다자회담은 여러 번 가졌다.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은 2017719일 여야 4당 대표와 집권 후 첫 영수회담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불참하고 청주 수해지역을 찾았다. 그러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2주 전인 2018413일에 문재인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가졌다.

 

레임덕 최소화 상생의 협치정신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특히 이번주(한국갤럽, 4.14) 27%는 작년 103(2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작년 8월 초와 9월 말, 5세 취학 추진과 미국 방문 비속어 발언 논란으로 각각 24%로 최저치를 기록한바 있다. 앞으로 더 반등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렇듯 절망적 지지율 급락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4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명분을 들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으로 방송법, 의료법, 간호법 등에 계속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제1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더욱이 현재 여소야대 정국인데다 내년 4월 총선 역시 비관론에 기울고 있는 국면에서 민생법안에 대해 연신 거부권만을 행사한다면, 장기 조기 레임덕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대통령은 마치 정치는 국회에서 하는 것이고, 자신은 행정수반으로 묵묵히 일할 뿐이라는 자세다. 대통령이야말로 정치의 가장 중심에 서 있다. 영수회담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어 제대로 된 대화에 임하는 것은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책무다.

 

여야가 정치에 대한 작금의 민심을 생각한다면 이제 정치의 정상화는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간, 세대간 분열에서 계층간 분열에까지 모든 것이 갈등을 겪고 있는 이때에 여야 영수회담이 상생의 협치조성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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