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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중국 상해의 엑스포 공연
<특별 연재> 박행주 ‘다섯번째 해외공연’(16)
기사입력  2020/10/20 [18:54] 최종편집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회장

세계 최대 규모로 개최하는 행사

  

▲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회장     

이전까지의 참여했던 해외공연은 이름은 다소 다르더라도 국제민속음악축제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였다. 전년도 미국 공연을 마치고 나서 이러한 음악축제보다 훨씬 규모가 큰 ‘2010중국상해EXPO’의 공연에 참가할 계획을 세웠다.

 

상해엑스포는 개최지가 중국인만큼 세계 최대 규모로 개최하는 행사였다. 참여하는 국가의 수도 이제까지의 다른 엑스포와는 달리 237개국에 달해 세계 최대 참가국 기록을 세웠다.

 

엑스포는 만국박람회라고도 하여 1851년 영국런던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그 중에서 최장 6개월간 진행되고 5년마다 개최되는 대규모의 박람회를 등록박람회라고 한다. 그보다 규모가 작아 3주에서 3개월 동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치러지는 것을 인정박람회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1993년 개최했던 대전엑스포는 당시 1,400만명의 관객이 참가했지만 기간이 3개월간이어서 인정박람회였고 2012년 개최되었던 여수엑스포 또한 마찬가지였다. 상해엑스포는 규모와 기간, 관객 인원 등에서 이전까지 어떠한 엑스포보다 가장 큰 세계적인 등록박람회였다.

 

이렇게 규모가 큰 이유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에서 개최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중국의 도시 중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큰 성장을 보이고 있는 직할시인 상해시에서 주최하였기 때문이다.

 

상해시는 유동인구를 포함하여 2,50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서울의 10배 크기의 면적에 거주하고 있다. 인구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절반이 몰려있는 곳이어서 중국의 다른 성이나 직할시처럼 하나의 국가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상해 외탄지구의 야경을 관람하는 풍물단 단원들. ‘외탄지구와 같은 경우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는 곳이기도 하다.   

 

이미 100여년 전부터 세계적인 금융도시로 발전하여 왔고 지금도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 똑같은 건물로 디자인 할 수 없기 때문에 건물자체가 하나하나 예술품처럼 솟아 있다. 그래서 외탄지구와 같은 경우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는 곳이기도 하다.

 

상해엑스포는 2010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동안 7,000만명의 관람객들이 운집하는 행사였다. 박람회 도중 실내외에 마련된 무대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각국 공연단들이 공연활동을 펼치며 자기 나라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었다.

 

관객이 많은 엑스포의 폐막 시기에

 

우리나라는 학생과 성인팀을 포함하여 총 여섯 개의 팀이 공연단으로 참가하였다. 엑스포 기간 중 개막과 폐막을 하는 시기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이는데 풍물단은 4월에 터키공연을 참여했기 때문에 폐막 기간인 10월 참가를 희망하여 중국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일반적인 국제공연은 실내의 공식 공연장에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엑스포는 이와는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여 야외나 실내 행사무대에서 공연하였다. 공연의 수준이 떨어지면 모였던 관객들은 서서히 줄어들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최측에서는 사전에 치밀한 비디오분석을 통해 실력 있는 공연단을 선정하였다.

 

▲ 상해엑스포 공연 대기중이던 풍물단. 풍물단은 이 비디오 테스트를 통과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큰 행사의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 풍물단은 이 비디오 테스트를 통과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큰 행사의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상해엑스포 조직위원회는 공연의 완성도를 더 높이고 혹시라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서 개최전까지 각국을 대표하는 예술감독이 직접 현지 실사를 하도록 요청하였다.

 

그런 요청에 의해 4월에 필자가 직접 23일동안 현지답사를 하였다. 참가하는 다른 한국팀들을 필자가 추천했었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대 위치 및 크기, 음향시설, 엑스포장에서의 이동 방법과 거리, 분장실 및 악기보관 장소 등은 물론, 투숙하는 호텔, 식당, 문화탐방코스 등을 꼼꼼히 점검하였다.

 

답사를 하면서 상해 당국이 엑스포 개최를 위해 얼마나 많은 물적, 인적,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최대한 많은 국가를 참여시키기 위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과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직접 북한관을 지어줄 정도였다.

 

상해공연은 이미 두 번의 국제행사를 함께 추진하였던 한국무용팀과 함께 참가하였다. 참가 인원수는 풍물단 20, 무용단 9, 학부모 2, 인솔교사 2(필자 포함)이 참가하여 총 33명이었다.

 

한국과 너무 가까운 상해 공연

 

20101022일 오후에 한국팀은 인천공항을 출발하고 2시간 정도 지나서 상해의 푸동공항에 도착했다. 이전까지 참가했던 해외공연에서는 적게는 6시간, 길게는 11시간이 걸린 것에 비해 비행시간이 짧아 해외공연에 참가한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을 정도였다.

 

풍물단 단원들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식탁위의 음식을 바라보는 모습. 대형 원형식탁위에 올려진 음식의 종류도 많을 뿐만 아니라 양도 워낙 많아서 '이걸 어떻게 다 먹나?' 하는 분위기였다.     

 

입국수속을 마친 다음 예약된 시내의 식당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단원들이 가끔씩 중국집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실제 중국 사람들이 즐기는 식당의 음식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대형 원형식탁위에 올려진 음식의 종류도 많을 뿐만 아니라 양도 워낙 많아서 이걸 어떻게 다 먹나?’ 하는 분위기였다.

 

마침 다른 쪽 테이블에는 중국 사람들 몇 명이 우리와 비슷한 음식을 시켜놓고 즐겁게 담화를 나누며 식사중이었다. 얼마 후 그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났는데 접시의 음식은 생선뼈와 약간의 채소 이외에는 말끔히 비워져 있었다. 이를 보고 단원들도 열심히 먹었지만 결국 반도 못 먹고 자리를 일어나야 했다.

 

저녁에는 상해의 유명한 관광지역인 외탄지구에 방문하여 야경을 관람하고 사진촬영을 하였다. 단원들은 비행시간이 짧아서인지 마치 제주도 정도에 와서 관광하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즐겼다.

 

다음날에는 오전에 상해 시내를 관람하고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서 드디어 상해엑스포장으로 이동하였다. 상해공연은 총 45일의 짧은 기간이다 보니 공연 횟수도 2회로 만족해야 했다.

 

상해엑스포 공연은 전 세계 공연단들이 180일동안 예정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공연을 하였다. 각국을 대표해서 참여하는 공연단을 합하다 보니 팀 수가 워낙 많아서 각국의 팀들은 주 무대에서는 1회만 공연을 할 수 있었다.

 

공연 주무대 아시아광장(Asia Square)

 

한국 공연단의 주무대는 아시아광장(Asia Square)이었다. 지붕이 있는 야외무대로 무대 앞쪽에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객석이 있었지만 객석에 앉은 관객보다는 공연장을 둘러싸고 관람하는 관객이 훨씬 더 많은 곳이었다.

 

▲ 한국공연단이 '아시아 광장'에서 모둠북 공연을 하는 모습. 한국 공연단의 주무대는 아시아광장(Asia Square)이었다.   

 

엑스포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은 중국관, 일본관, 사우디관, 한국관등이었다. 아시아광장은 이러한 주요 관의 중앙에 위치해서 근처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공연을 보는 곳이었다. 한국팀이 공연했던 날에는 폐막에 가까운 시기라 엑스포 관람객은 하루 100만명의 관객이 몰려들어 붐비는 날이었다.

 

그런데 공연 당일 시내 관광을 하던 오전부터 조금씩 비가 내렸다. 좀 그치기를 바랬지만 그와는 반대로 오후부터는 더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한국공연단이 엑스포장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서 많은 인파를 뚫고 무대까지 가는 시간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엑스포장 내에서는 차량 운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스텝 몇 명이 도와주는 것 외에는 공연단이 연주할 악기들을 직접 운반해야 했다. 한국팀이 이동할 때에는 비의 양이 많아지더니 바람까지 세차게 불었다. 우비를 쓰고 이동을 했지만 맞바람을 뚫고 이동해야 해서 무척 애를 먹었다.

 

비바람에도 강행했던 풍물단 공연

 

그렇게 무대에 도착해보니 천장이 있는 무대이지만 비바람 때문에 무대 전체가 젖어 있었다. 그래서 한국팀보다 앞 순서에 예정되었던 외국 공연단은 모두 공연을 취소하였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무용을 하는 공연팀들이었기 때문에 안전상 공연을 강행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운영진에서도 한국팀의 공연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당시 공연의 여부에 대한 선택은 필자가 해야 했다. 한국무용단은 무대 바닥이 미끄러워서 역시 안전 문제로 할 수 없다고 포기를 했다. 하지만 상해에서의 두 번의 공연 중 가장 중요한 공연을 그렇게 무산시킬 수는 없었다.

 

결국 다소 무리가 있지만 풍물단은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다. 비로 인해 젖은 무대는 일단 스텝들이 닦게 하고 풍물단은 비를 맞지 않도록 최대한 무대 뒤쪽에 자리를 잡고 연주하기로 했다. 무대가 약간 젖어 있어서 사물놀이 연주를 할 때에는 스텝들이 바닥에 매트를 깔아주었다.

 

▲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연주하였던 사물놀이. 공연 안내방송이 나가자 우산을 쓴 관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공연 안내방송이 나가자 우산을 쓴 관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물놀이에 이어 모둠북 연주를 하였고 풍물단의 1미터 앞까지는 비가 내렸지만 움직이면서 하는 연주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주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비바람이 쳤지만 소리를 듣고 많은 관객이 몰려들었고 연주가 끝나자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른 나라에서는 사물놀이 연주를 할 때 꽹과리 소리를 낯설게 느끼는 관객들도 있었지만, 애초에 꽹과리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파된 악기였기 때문인지 짝쇠라고 하는 꽹과리로 주고받는 장단에서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

 

공연이 끝난 후 예정에는 없었지만 한국관 관람을 할 기회가 있었다. 다음날이 한국관에서 공연을 하는 날이기도 했고 한국 어린이 공연팀이라 운영진의 협조로 특별입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관은 한글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과 기업들의 홍보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4~5시간 줄을 서야 볼 수 있는 인기관이었다.

 

▲ 상해엑스포 내의 한국관 전경. 한국관은 한글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과 기업들의 홍보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4~5시간 줄을 서야 볼 수 있는 인기관이었다.   

 

서울시관에서의 두 번째 공연

 

관람이 끝난 후 한국관 내에 있는 서울시관으로 악기를 미리 옮기고 단원들이 위치해야 할 곳을 미리 알려주었다. 서울시관은 서울시 관계자가 한국공연단에게 특별히 추가로 공연을 할 수 있게 한 실내무대였다. 공연을 하기에는 무대가 협소했기 때문에 사전답사에서 관계자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추진이 가능했던 공연이었다.<사진7>

 

▲ 서울시관에서 모둠북 공연하는 모습. 서울시관은 서울시 관계자가 한국공연단에게 특별히 추가로 공연을 할 수 있게 한 실내무대였다.    

 

 

 

▲ 서울시관에서 사물놀이 공연하는 모습. 사물놀이와 모둠북은 무대위에서, 나머지 작품은 무대 아래의 공간을 확보하여 연주하였다.  

 

다음날 11시에 분장을 마치고 서울시관에서 부채춤, 사물놀이, 북춤, 모둠북, 모둠북합주의 순서로 공연을 하였다. 사물놀이와 모둠북은 무대위에서, 나머지 작품은 무대 아래의 공간을 확보하여 연주하였다. 실내공연이었지만 역시 많은 관람객들이 사진과 비디오를 찍으면서 박수갈채를 보냈다.

 

서울시관의 공연담당자가 지금까지 했던 한국 어린이팀들 중에서 작품성이 가장 우수한 팀이라는 평가를 했다. 호평을 받으니 우리팀이 한국공연단으로서는 엑스포기간 중 마지막으로 참가하는 것이고 마무리를 잘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공연 이후로는 상해임시정부, 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동방명주타워, 오랜 유적지인 항주소주의 각종 유적지 등을 탐방하였다. 평소 관광을 통해 올 수 있는 곳이기는 했지만 엑스포 공연을 잘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견학을 해서 모두들 더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임시정부 견학하기 전 정문에서 단원, 학부모님들과 함께 한 모습. 공연 이후로는 상해임시정부, 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동방명주타워, 오랜 유적지인 '항주'와  '소주'의 각종 유적지 등을 탐방하였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저렴하고 가까운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다. 하지만 관광은 원하는 시기에 어느 때라도 갈 수 있지만 똑같은 나라나 도시에서 국제행사를 하는 공연단에 참가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주최측에서 원하는 실력을 갖추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내의 경연대회에서 작품 하나로 아무리 좋은 실력을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참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행사에서는 한 팀에서 3~5개 정도의 작품을 준비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전에 참가하였던 국제공연의 경험들을 가지고 평소에 장기적 준비를 해와서 가능했다. 특히 하루에 100만명이나 모이는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공연과 관람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한 마음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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