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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회(哲隨會) 11인의 두 번째 철학수필”
<신간 서평 > ‘인간·철학·수필’
기사입력  2020/09/17 [02:17] 최종편집    소정현기자

 

▲ 철학과 수필을 접목하여 보다 깊이 있는 수필을 쓰기 위해 모인 철수회(哲隨會) 회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펴낸 철학수필집이다 

 

거짓말의 철학적 사유! 대모색

 

이번에 나온 철학수필집 인간·철학·수필은 수필가와 철학자 11인이 모여 만든 책이다. 철학과 수필을 접목하여 보다 깊이 있는 수필을 쓰기 위해 모인 철수회(哲隨會) 회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펴낸 철학수필집이다.

 

이번 책에는 초대수필로 철학가이며 수필가인 엄정식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의 거짓말에 관하여가 실렸다.

 

이 글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철학자답게 다양한 이론적 준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거짓말은 도덕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고, 도덕성이 무뎌지면 쉽게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 사소한 거짓과 부정의 파도 속에서 살아가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결국 거대한 쓰나미처럼 돌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작가가 우려하는 것은 사회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거짓말을 일삼는 것이다. pixbay.com  

 

작가가 우려하는 것은 사회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거짓말을 일삼는 것이다.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거짓말로 인해 정의롭고 성숙한 사회가 실현되지 못하는 것을 가장 경계의 대상으로 보았다. 개인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된 문제의식이 밖으로 확산되는 철학적 사유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글이다.

 

코로나19진정한 행복의 탐색전

 

이번 책의 특징은 공동테마로 행복에 대한 수필이 실린 것이다. 회원 각자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행복에 대한 글을 통해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불행한 사태 속에서 과연 우리에게 행복의 의미는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보게 한다.

 

▲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나 갈수록 행복은 더욱 고갈되는 현실에서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체득해야 할지 고민한 작가 10인의 다양한 행복론이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pixbay.com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나 갈수록 행복은 더욱 고갈되는 현실에서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체득해야 할지 고민한 작가 10인의 다양한 행복론이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간은 살기 위해 행복을 느낀다’(김은중), ‘행복에 대하여’(맹난자), ‘행복의 미학’(문윤정), ‘놀란흙’(박금아), ‘최상의 행복’(성민선), ‘늙은 벌레의 행복’(송마나), ‘행복 솜씨’(이혜연), ‘허공에서 찾은 행복’(정선모), ‘행복에 대하여’(정진희), ‘의지의 계보’(홍혜랑) 등의 제목만 보아도 작가들의 행복론 속으로 풍덩 들어가 보고 싶어진다.

 

작가들의 행복론을 따라가다 보면 우주만물의 생성원리에서부터 시작하여 생존의 위기를 맞으며 깨달은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고 있다. 작가들의 자유로운 상상과 사유가 빚어내는 글맛을 흠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유주제로 회원들 각자 두 편의 수필이 실렸다. 거의 모든 글들이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되고 있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습격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단절된 작금의 상황을 보노라면 더욱 인간의 실존에 대한 물음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은중의 ‘0은 수가 아니라 존재이다’, 맹난자의 무와 무로부터의 환원에 대하여’, 문윤정의 죽음과 불사 사이에서 서성거리는 인간’, 박금아의 기억박물관에서’, 성민선의 그림 속의 나’, 송마나의 환대’, 이혜연의 침묵’, 정선모의 궁극의 공간’, 정진히 코로나19와 페스트’, 홍혜랑의 삶이 궁핍한 이유는 그 물음에 작가들 나름대로 답을 찾아나서는 사유의 여정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 문학은 인간의 정서를 맑게 하고 사상을 풍부하게 하며, 권태로운 삶에 활력소가 되어준다pixbay.com     

 

철학과 문학 교집합의 확장

 

수필은 문학의 한 장르이기 때문에 철학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물의 본질과 현상의 구조를 좀 더 깊고 넓게, 그리고 멀리 바라보려고 노력함으로써 수필이 철학과 좀 더 가까워지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철수회 회원들은 이 책이 수필 문단에 다양한 지평을 여는 작은 파장이 되기를 기대하며 해마다 철학수필집을 펴내고 있는 것이다.

 

철수회 김은중 최장은 서문에서 철학적 수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문학이 철학보다 온축(蘊蓄, 지식이나 학문을 마음속에 깊이 쌓아 둠)이 많은 까닭은 문학작품은 모두 특수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철학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반가설은 특수가설을 파괴한다.” 철학에서 일반가설은 지금까지 별개의 현상으로 간주되던 것들을 통일함으로써 모든 특수가설들을 파괴합니다. 이에 반해 문학은 각개의 현상들, 곧 특수가설들이 어느 경우에도 존중되고 생명을 유지합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만, 이 책에 게재된 철학수필들은 특수가설과 일반가설이 어떻게 함께 설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시도합니다. 일반가설도 알고 보니 모두 특수가설임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물을 설명하는 하나의 방법에서 시작해 일반가설을 특수가설로 자리매김하는 것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이 책 안에 있습니다.”

 

문학은 인간의 정서를 맑게 하고 사상을 풍부하게 하며, 권태로운 삶에 활력소가 되어준다. 우리는 문학을 통하여 감각과 정서를 가다듬고, 사상의 깊이를 가늠하며 체험의 폭을 넓힌다.

 

▲  철학은 사물의 본질과 현상의 구조를 좀 더 깊고 넓게, 그리고 멀리 바라보게 하는 지적 작업이다.  pixbay.com  

 

한편 철학은 사물의 본질과 현상의 구조를 좀 더 깊고 넓게, 그리고 멀리 바라보게 하는 지적 작업이다. 좀 더 깊게 바라본다는 것은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 피상적인 것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고, 넓게 바라본다는 것은 그것이 다른 사물이나 현상과 유기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며, 멀리 본다는 것은 앞으로 존재할 사물이나 나타날 현상을 미리 예측한다는 것이다. 수필과 철학, 이 둘의 만남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크다.

 

 ◘ 공통저자 11인의 프로필

 

김은중(철학자, 문학평론가) 맹난자(수필가, 한국수필문학진흥회 고문) 문윤정(수필가,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등에서 수필 강의) 박금아(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 강의)성민선(수필가, 전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송마나(수필가, 문학평론가) 엄정식(수필가,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이혜연(수필가, 한국수필문학진흥회 부회장) 정선모(수필가, 현 도서출판SUN 대표) 정진희(수필가, 한국산문작가협회 명예회장)홍혜랑(수필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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