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길은 형극의 길     ▲ pixbay.com                         林  森       어차피 내가 시쓰기 이전부터 세상은 시로 쓰기 좋은 아름다운 것들로 차고 넘쳤다 해서 많은 시인들 생겨났고 무수한 시들 쏟아졌다 그리고   나는 그들 썼던 그 시들 피해서 한구석 짱박혀 후미진 새 시 쓰고져 이렇게 머리통 쥐난다   옛시인들 개발한 진저리치는 수사학에서 저만치 벗어난 놀라운 묘기 부려보려 확대경 들고 뭐빠지게 설친다 그러다   설움 북받쳐올라 정말 참을 수 없으면 가슴으로 펑펑 소리나게 울면서 짐짓 소리는 안나는 척 적셔내는 감동에 푹 빠진다   독은 독으로 치료하듯 흔적끼리 부딪치면 중화작용 일어나는 모양새 어찌 알아 딴에는 가슴팍 짙은 생채기 내곤 손톱으로 더 후벼 판다   더덕처럼 얼부풀려 마른 살집속으로 터질듯 농익었던 붉은 속살까지 곱게 멍들면,   이젠 거무튀튀하게 검버섯으로 남은 인생 그래도 한 때는 발그레했던 낯짝으로 내면 안고있는 커다란 결락 감싸쥔다   오망부리 내 인격의 세상 오직 형극의 길이라 죽어가면서 내 몸으로부터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동안 시간은 정지되어 소멸치 않으니   기억이 시간에 기생하며 새끼의 새끼치고 내 시간은 기억과 함께 더 넓은 시 만들어나간다

詩作 note

필자가 읽어봐도 참으로 처절한 시다. 평생을 써온 시인데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갈 길 정하지 못하고 헤매도는 간절한 심사를 적나라하게 그려본 듯 하다. 아마도 ‘형극의 길’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벗어나고픈 몸부림이나 갈구를 드러내고 싶어 했음직도 하다.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인의 길은 어떤 길일까?” 애초 해답도 없고, 질문 자체가 황당한 ‘뫼비우스의 띠’다. 그리고 영원까지 풀리지 않는 ‘무한대’다. 그건 세상의 어떤 석학도, 해결사도 제시할 수 없는 인간의 원초적인 ‘거울’이다. 그래서 오늘도 필자는 아침부터 끙끙거리며 이 글을 쓰고 있음이다.

여름의 햇살이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아침에 어쩌다가 이 풀리지 않는 숙제에 다시 집착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차피 빠져들은 늪이라서, 예측하기에는 한동안 매너리즘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아 심히 걱정이다. 시 쓴다는 일이 정말 만만치 않다. 이 노릇을 천직으로 여겨 쉼 없이 써 오긴 했지만, 그래서 얼추 1,700편 가까운 시를 이제까지 50년 이상의 세월 동안 공 들여 빚어내긴 했지만, 아직도 누군가에게 선뜻 내보이기에 자랑스러운 역작 하나 변변히 없는 처지이고 보니, 예컨대 밤을 낮 삼은 도전은 죽을 때까지 이어질 모양새라서 벌써부터 한숨만 나온다.

살아 생전 벗어나지 못할 멍에이며 족쇄이니 이야말로 ‘형극의 길’이 아니고 달리 무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해서, 거울을 들여다보니 애처롭고 불쌍하여 절로 눈물이 난다. “그래,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시궁창에서라도 작은 꽃 한 송이 피워올리렴.”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슬며시 마주친 눈동자에 힘을 주다보니 그런대로 썩은 미소라도 지어지는 양 낯 선 얼굴 보여져, 그렇다면 지금부터 길 나설 오늘 하루도 어쩌면 그런대로 살 만한 셈이다.

어차피 세상의 모든 삼라만상의 형상은 말한 대로 이뤄진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난 할 수 있어.” 이 글은 ‘빌 게이츠’가 아침마다 되새긴 주문(呪文)이다. 말은 잠재의식을 자극한다. 사람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은 자율 신경계에 자동으로 입력돼 그대로 실현 가능성을 높여준다. 자신의 희망을 매일 아침 입버릇처럼 주문하면 그 희망은 이뤄지기 마련이다. “아브라 카타브라!” 고대 히브리어로 ‘말한 대로 이뤄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필자도 한 번 주문해 보는 중이다. “아브라 카타브라!”

사람들은 마음 속에 자신만의 스케치북을 갖고 살아간다. 날마다 마음의 그림들을 그 곳에 간직하고 혼자 감상을 한다. 그 그림들을 밝고 아름다운 희망으로 채색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늘 어둡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맴도는 그림들을 독단적으로 새겨 넣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그러한 마음의 그림들은 언행과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되면 언제나 부정적인 열매들을 생산하는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

나중에 후회를 해보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러한 마음의 그림들은 결국 미래를 파괴와 절망과 죽음으로 만들어 놓고야 말 것이다. 가능하면 절망적이고 스트레스가 가득한 마음의 그림들을 몽땅 삭제하자. 그리곤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사이를 날아가는 희망의 새들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숲 속에는 푸른 나무들이 보이고, 길 가에는 예쁜 꽃들이 만발한 생명의 그림을 그리도록 하자.

바위 밑에 있는 옹달샘에서는 아기 사슴들이 얼굴을 맞대고 맑은 물을 마시고 있는 평강의 나라를 마음의 스케치북 안에 만들어보자. 행복은 아름다운 마음의 그림에서 탄생될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생각을 해보고 내일 뭔가를 그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이 그 그림들을 스케치해야 할 창조의 시간이다. 그렇게 믿으면서 이 하루를 시작하도록 하자. 지금이 바로 축복의 시간이며 행복으로 가는 길이 열려진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여기며 길을 나서자. 그런 주문을 외면서 길을 나서니 꽉 막혔던 심사가 풀어지는 것 같다.

허기사 늘상 이렇게 번민과 소망의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며 살아온 셈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경험보다 훌륭하고 완벽한 교사는 없다. 경험이란 학습의 일종인데 이러한 학습을 공유하는 습관이 인간을 이 행성의 절대적인 지배자로 군림케 한 힘이다. 많은 것을 경험하면 그를 통해 배우게 되고 원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 어차피 그리 믿으며 살아왔으니 지금에 와서 다른 생각이나 행동에 집착할 이유도 필요도 없기는 하다.

한편 누구나 경험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으니, 경험 밖의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손 해도, 그 분야에 경험이 있다고 해서 항상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닐테니 자신의 역량 한도 내에서 문제점은 없는지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이 제 아무리 귀중한 것이라 할지라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없이 함부로 다룬다면 이내 망가지고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릴 것이며, 내가 가진 그 무엇이 아무리 작고 허술하다 하더라도 내가 애정을 가지고 아끼고 사랑한다면 다른 어느 크고 화려한 것보다 더 멋지고 좋을 것이다. 내 아내, 내 남편이 아무리 초라하게 보이더라도 내가 정성을 듬뿍 쏟아 아끼고 사랑한다면 어느 잘난 아내나 남편보다 더 사랑스러울 것이며 내 부모, 내 형제가 아무리 볼품이 없더라도 내가 성심성의를 다해 아끼고 사랑한다면 어느 부모, 형제보다 나를 더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세상에는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내가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고, 아름다운 존재도 되는 것이다. 대상이 무엇이든,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말은 내 몸같이 소중히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이기에 그 상대는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게 되고, 나 또한 만족하는 것이다. 누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결국에 가서는 나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뭔가를 잃어버려 애타게 찾았는데, 나중에 보면 찾고 있던 물건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한참 동안 볼펜을 찾았는데, 나중에 보면 깔고 앉아 있었다든가, 가방 안에 멀쩡히 들어 있는 책을 찾아 사방을 뒤진다든가, 심지어는 손목에 시계를 차고도 그 시계를 찾아 온 집안을 들쑤셔놓기도 한다. 손에 들고 통화를 하던 도중인데도 핸드폰이 없어져서 화들짝 놀란 일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목표하는 꿈이나,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도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이미 가졌으면서도 애타게 찾고, 이미 누리면서도 목마르게 갈망하고, 이미 이뤘으면서 안타깝게 바라보는 그런 것 말이다. 애타게 찾던 물건이 바로 내 손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기분처럼, 지금 이 시절도 세월이 지나 돌아보면 웃음을 자아낼 것 같다.

다 쥐고서도 그토록 애를 태웠구나, 갖고 있었으면서도 그 가치를 몰랐구나 하면서 허탈한 웃음을 터뜨릴지도 모르겠다. 행복할 때 행복하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사랑하면서 그게 사랑인 줄 모르고, 이미 많이 이루었음에도 갈 길이 멀다며 한숨지을 때, 힘든 한 순간 한 순간을 견뎌내며 감동의 날들로 만들었던 하루를 그려보자.

내 인생 남이 살아 줄 수는 없다. 오늘 내 앞에 펼쳐진 이 하루를 내 인생 최고의 날로 살자. “매일을 마치 그것이 최초의 날인 동시에 네 최후의 날인 것 같이 살아라.” 이 말은 참으로 힘찬 말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만 이렇게 살기는 참으로 어렵다. 매일 매일을 내 생의 최초의 날인 동시에 최후의 날처럼 산다는 것은 자기의 인생을 최고도의 성실과 정열과 감격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한없이 진지한 인생의 자세다. 오늘이 나의 인생의 최초의 날이라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희망과 많은 기대와 진지한 계획과 더할 수 없는 충실감 속에서 하루의 생활을 시작할 것이다.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우리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조심할 것이요, 잘해 보려고 애쓸 것이다. 소중한 첫날부터 망가뜨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오늘이 나의 인생의 최후의 날이라고 생각해보자. 아마도 우리는 빈 틈 없는 마음과 절실한 감정과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나의 하루를 살 것이다. 우리는 인생 자체의 열애자가 될 것이다. 모든 일에서 깊은 의미를 찾고 일 분 일 초를 헛되이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하루인데 어찌 함부로 낭비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시는 오지 않을 단 하루인데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의 인생이 마치 영원히 계속할 것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동시에 마지막인 날이다. 절대로 두 번 있을 수 없는 오늘이다. 내일은 내일이지 결코 오늘이 아니다. 내 인생의 최초의 날이자 최후의 날인 것처럼 성실과 정열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다시 강조하지만 내 인생 남이 살아 줄 수는 없다.

뿔이 있는 소는 날카로운 이빨이 없고, 이빨이 날카로운 호랑이는 뿔이 없으며, 날개 달린 새는 다리가 두 개 뿐이고, 날 수 없는 고양이는 다리가 네 개다. 예쁘고 아름다운 꽃은 열매가 변변찮고, 열매가 귀한 것은 꽃이 별로다. 세상은 공평하다. 장점이 있으면 반드시 단점이 있고, 때론 단점이 장점이 되고,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세상사다.

불평하면 자신만 손해 볼 뿐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진정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감사라는 삶의 태도에 있다.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온다. 외적인 환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지금 행복을 맛보려면 먼저 감사의 조건을 찾자. 인생에서 누구를 만났느냐는 어쩌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파리의 뒤를 쫓으면 변소 주위만 돌아다닐 것이고, 꿀벌의 뒤를 쫓으면 꽃밭을 함께 노닐게 될 것이다.

물은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서 모양이 달라지지만 사람은 어떤 사람을 사귀느냐에 따라 삶이 결정된다. 한 번 주위를 둘러보자. 내 주변에 어떤 인연이 될 사람이 있는가? ‘각자무치 (角者無齒)’라는 성어를 가슴에 새기면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도리를 다할 수 있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살아가도록 하자. 이 길은 어렵고 복잡한 길이 아니다. 그저 간단하고 쉬운 이치다.

‘풍연심(風憐心)’이란 말이 있다. “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는 뜻의 내용이다. 옛날 전설의 동물 중에 발이 하나밖에 없는 ‘기(夔)’라는 동물이 있었다. 이 기(夔)라는 동물은 발이 하나밖에 없기에 발이 100여개나 되는 지네를 몹시도 부러워하였다. 그 지네에게도 가장 부러워하는 동물이 있었는데, 바로 발이 없는 뱀이었다. 발이 없어도 잘 가는 뱀이 부러웠던 것이다.

이런 뱀도 움직이지 않고도 멀리 갈 수 있는 바람을 부러워하였다. 그냥 가고 싶은 대로 어디론지 싱싱 불어 가는 바람이기에 말이다. 바람에게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가만히 있어도 어디든 가는 눈을 부러워했다. 눈에게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었는데, 보지 않고도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마음을 부러워했다.

그 마음에게 물었다. “당신은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습니까?” 마음은 의외로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전설상 동물인 외발 달린 기(夔)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는지 모른다. 자기가 갖지 못한 것에 상대적으로 가진 상대를 부러워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것을 모르는 채 말이다.

세상이 힘든 것은 부러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상대방의 지위와 부와 권력을 부러워하면서 늘 자신을 자책하기에 불행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부러워하고, 부자는 권력을 부러워하고, 권력자는 가난하지만 건강하고 화목한 사람을 부러워한다. 결국 자기 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이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사람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인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나’다.

올 해도 벌써 반년 이상이 흘러갔다. 7월 중순, 여름날의 아침이다. 쫓지 않아도 가는 게 시간이고 밀어 내지 않아도 만나지는 게 세월인데, 더디 간다고 혼 낼 사람 없으니 천천히 오순도순 산책하듯 여유를 가지고 이웃과 정을 나누면서 가는 길이었음 하는 마음이다. 창 가 계절의 변화도 바라보고, 시냇물 얘기도 귀 기울이고, 구름 흐르는 사연도 새겨 듣고, 너그럽게 오목조목 그렇게 갔으면 한다.

필자도 할 수 있는 한 오늘부터 더 잘 웃고, 오늘부터 긍정의 말로 더 감사하고, 지금부터 자신을 더 낮추고, 겸손한 마음으로 이웃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련다. 한 발 뒤에 서면 더 잘 들리고, 한 발 아래 서면 더 잘 보이는 것을, 우리는 건강하고 행복한 웃음으로 더 사랑 나누며 살도록 해보자. 만나지는 사람들에게 아침의 첫 인사 밝게 나누며 많은 것, 너무 큰 것, 욕심내지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소중히 여기면서 이쁘게 채워 가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푸름으로 늘 촉촉한 마음이기를 바래본다. 신선한 마음으로 준비하는 이 아침, 좋은 날, 좋은 시간, 좋은 사람, 오늘부터는 더 좋은 일만 생기고 더 행복한 나날들 되기를 염원한다. 그런 생각으로 미소 지으며 입 속으로 불러본다. 사랑아! 나와 동거하자. 미움아! 넌 절대 안 돼. 빈 방이 있어도 너에겐 줄 수 없어. 용서야! 나는 너를 사랑해. 너에게는 방 공짜야. 제일 큰 방은 네가 가지렴.

배려야! 난 네가 필요해. 너는 항상 나와 같이 한 방에서 자고 내 마음에 있어줘. 그래, 사랑아! 네가 할 일이 참 많아. 이제부터 사랑이가 씨를 잘 뿌려야 해. 용서야! 거름도 주고 물도 주고. 사랑이가 뿌린 씨를 잘 키워보렴. 배려야! 마음의 문은 네가 지키렴. 질투, 미움, 시기나 욕심이 오거든, 얼른 잡아 골방에 가두고 혼내주렴.

이제 너희들...! 나와 한 집의 주인이야. 행복하게 즐겁게 한 집에서 동거하렴. 미움아...! 용서야...! 배려야...! 우리 서로 이해하며 살아가보렴. 건강이랑! 사랑이랑! 행복이랑! 기쁨이랑! 오늘은 무조건, 무조건! 행복이 주렁주렁 웃음꽃으로 피어나는 좋은 하루 되자. 그런 하루로 만들어보자. 시인의 길이 형극의 길이면 어떠랴? 걸어가면 되는 것을, 이렇게 한 걸음씩, 한 걸음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