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작가의 변’

▲  김동석 동화작가

서울에서 공부하면서 시골 아버지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편지를 여러 번 썼다. 하지만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런 시절을 잘 견디고 지금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 나니 아버지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기까지는 너무나 긴 시간이 흘렀다. 물론 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다. 너무 죄송할 뿐이다.

어린 시절 라디오를 통해 클래식을 들은 나는 서울에 온 뒤 주말이면 명동에 있는 필하모닉 클래식 음악 감상실을 밥 먹듯이 드나들었다. 그곳에서 모 대학 교수의 모차르트 강연을 듣고 접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 뒤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게 되고 많은 음반을 구매하여 들으며 살아왔다.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몇 달 동안 계속 듣는 습성이 있다. 이런 습성이 이 동화를 완성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클래식도 처음에는 교향곡부터 시작해서 바이올린 협주곡, 첼로 협주곡, 피아노 소나타, 피아노 협주곡, 성악과 오페라 등을 듣고 난 뒤 가장 즐거움을 주는 피아노 협주곡을 요즘은 많이 듣는다.

음악을 공부할 수 없게 된 뒤 인문학을 만나고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파리에 여러 번 다녀온 뒤 프랑스를 배경으로 동화를 쓰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글이다.

죄수의 번호를 1791로 한 것은 프랑스 대혁명이 한참 진행되던 시기가 바로 1791년이다. 그런데 우연히 모차르트가 1791년 12월에 죽게 되면서 이 동화는 죄수와 삽입한 곡들이 모두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이 되다 보니 연관성을 갖게 되었다.

▲ 바다에는 대왕문어가 살고 몽셀미셀에는 그 시절 감옥이었기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죄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동화다.

바다에는 대왕문어가 살고 몽셀미셀에는 그 시절 감옥이었기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죄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동화다. 많은 문어들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하고 읽기를 바란다. 그리고 책 속에 삽입된 곡도 어린이들이 함께 들으면서 읽는다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서 모차르트를 만나고 멋진 피아노 협주곡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이나 잠이 오지 않은 분들에게 ‘모차르트 / Piano Concerto No. 21 In C Major K.467’ 이 곡을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멋진 꿈을 꿀 수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감동의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자유와 평등을 가져다 준 프랑스 대혁명의 영웅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그리고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모든 분들에게 바친다.

▲ 미술감독 나오미 G

글 김동석, 미술감독 나오미 G

일러스트레이션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재학생 26명

박예슬, 백지윤, 강예나, 강해빈, 구채원, 김서정, 김예린, 오은솔, 정아린, 황채영, 김규빈, 이정원, 이효리. 조한비, 심효림, 이채영, 신성현, 김태윤, 윤미소,

김유진, 최연우, 민채홍, 김해나, 이호연, 전소민, 배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