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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달을 바라보면서 ‘소원을 빌고’
<살며 사랑하며> 정월대보름 ‘시작의 의미’
기사입력  2019/02/23 [12:58] 최종편집    림삼 칼럼니스트

덕담으로 밤 새는 줄 몰랐던 시절!

 

▲ 림삼 칼럼니스트

누가 뭐래도 우리의 가장 큰 명절은 설날과 추석이라고 여긴다. 해마다 이 두 명절이 오면 짧은 시간에 많은 인파가 이동을 하기 때문에 전국의 도로는 물론 하늘길과 뱃길까지 꽉꽉 막히는 통에, 늘상 반복되는 혼란이 이제는 도를 넘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화할 만큼,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명절앓이를 우리는 겪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무조건 즐겁고 행복한 고통이라 여기면서 기꺼이 다시 오기를 기둘린다. 그런데 예전에는 대표적인 세시 풍속 중에 하나로 설날 만큼 비중이 큰 명절로 정월대보름을 꼽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었다.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하는데, ‘중원(中元 : 음력 715, 백중날)’하원(下元 : 음력 1015)’에 대칭이 되는 말로서 이것들은 다 도교적인 명칭이다.

 

지금에 와서는 그저 고향의 옛 얘기 정도로 치부하게 되었지만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정월대보름만 되면 그야말로 화려하고 성대한 마을 잔치가 요란뻑적지근하게 벌어졌다.

 

둥근 달을 바라보면서 강강수월래 소리에 맞춰 소원을 빌고, 하루 전부터 약밥 오곡밥에 묵은나물 반찬으로 배불리 먹으면서, 서로의 축원과 더위팔이를 겸해 부럼을 깨물고, 덕담으로 밤 새는 줄 몰랐던 시절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되새겨진다.

 

마을 어귀의 논바닥에 모여 손을 호호 불면서 쥐불놀이에 열을 올리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어른들의 농담에 졸린 눈을 치켜뜨면서 억지로 잠을 쫓고 있노라면, 귀밝이술 서너 잔에 얼큰해진 어른들은 한 해 농사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모기불 놓기, 지신밟기 등으로 밤새 시끄럽곤 했다.

 

물론 추석도 보름달의 향연이 절정에 이르는 결실의 절기라 그 의미가 있지만, 세상살이를 시작한다는 의미의 정월 대보름의 달만큼 우리에게 푸근하고 넉넉한 고향의 맛과 부모님의 생각을 간절하게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만큼 나이 먹어 황혼녘에 들어선 처지이지만 아직도 정월대보름이면 생생하고 또렷한 옛 생각에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올 정월대보름날에는 날씨가 받쳐주지 못해 곳곳에서는 달을 볼 수 없었기에 다소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밤하늘을 올려보며 소원 성취를 염원하는 소박한 바람과 염원은 한결같이 아름다운 전통으로 피어났으리라.

 

필자도 강원도의 한 곳에서 나름 간절한 소망 담아 정월대보름의 경건한 의식(?)을 치르며 우리나라의 안정과 평화를 기원했다. 더불어, 사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자칫 잊기 쉬운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과 고향의 소담스런 정취로, 단상에 덧붙인 시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사실 언제까지라도 그침이 없을,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마음을 짧은 글 몇 마디로 다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 어쩌면 제아무리 글을 길게 이어가도 다 표현하지 못할지 모른다. 요는 그러한 어머니의 마음 중에서 다만 몇 가지라도 우리는 늘 되새겨보고 깨우쳐보면서, 실생활에 잘 적용하여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힘들고 괴로운 상황은 복을 짓는 일

 

우리의 주변에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갈 때에 좌우명이 되고 지표가 되어주며,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며 기본적인 가르침은 바로 어려서부터 어머니께 배워온 지혜라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어떤 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도는 관계의 지도라고 말했다. 관계는 신뢰와 믿음으로 그어 진 선을 따라 나와 타인이 퍼즐처럼 하나가 되는, 내 삶이 고스란히 보여지는 인생지도이다.

 

내 지도가 얼마나 넓을지 보다는 얼마나 견고하고 진실하게 그려졌는지, 내가 떠받치고 밀어주고 나를 끌어주는 지도의 상, , , 우에는 어떤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도 저 끝 편에서는 지금 내가 누군가와 함께 생을 마주하고 있는지를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앞으로 10년 후에는 이 지도가 얼마나 더 행복한 지도가 될 것인지, 그 크기 보다는 진실함이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의 지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짓고 있는 모든 행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서 두 가지로 마음을 돌려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힘들고 괴로운 상황은 복을 짓는 일이며, 행복하고 즐거운 상황은 복을 받는 일이다.

 

첫째, 힘들고 괴롭고 하기 싫은 일이 생기거나 내가 손해를 보는 것같이 느껴질 때, 억울함을 당했을 때, 그리고 내가 한 일의 양에 비해 적은 보수를 받았을 경우 등, 이처럼 힘들고 괴로울 때 그 마음의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금의 이 상황이 복을 짓는 생활이구나생각하고 복을 짓고 있구나하면서 그 마음을 돌려야 한다.

 

당장은 손해 보는 듯 괴로운 상황이지만 이것이 바로 복을 짓는 행위이다.

 

둘째, 내가 한 것보다 많은 양의 보수와 칭찬을 받았을 때, 행복하고 즐겁다고 느껴질 때, 이 때에도 그 기쁜 마음에 들떠있기 보다는 그 들떠있는 마음의 교만과 헛점을 없애기 위해, ‘이것이 복을 받는 생활이구나’, ‘복을 받고 있구나하며 곧바로 마음을 돌려 그 행복감에 안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중에 5분의 4는 복을 짓는 생활을 그리고 5분의 1은 복을 받는 생활을 해야 한다. 복을 받는 것은 저축했던 것을 쓰는 생활이요, 복을 짓는 것은 저축하는 생활이기 때문이다.

 

물론 창조적이고 자기 개발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복 짓는 생활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쉽사리 알아차릴 것이다. 이렇게만 자신의 마음을 잘 돌릴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을 하면서라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힘들 때라면 복을 짓는 것, 행복할 때면 복 받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생활한다면 우리들의 생활의 양극단이라고 할 수 있는 괴로운 삶과 즐거운 삶 모두를 초월하여 올바른 삶의 길로 갈 수 있는 중도의 실천행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복을 지을 때에 가장 바람직한 표정은 언제나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현실에 맞닥뜨려있다 하더라도 웃음을 잃지 않고 이웃과의 관계형성에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결국 복을 받는 또 다른 현실이 찾아들게 마련이다.

 

실내 장식이 그다지 뛰어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자리가 좋은 것도 아닌데 유난히 장사가 잘 되는 가게가 있었다. 늘 손님으로 들끓어 새로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도대체 그 비결이 뭘까 하는 궁금함에 방문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가게에 들어와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사람들은 어느 한곳에 멈춰서서는 ~ 이 점 때문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 곳은 가게 사장의 책상인데 그 위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잘못 보낸 날은 웃지 않는 날이다~!!” 보이는 것은 순간이지만 영원히 기억나는 것이 있다.

 

힘겨운 삶에 휴식을 주고 얼어있는 가슴을 순식간에 녹여주는 명약, 수많은 언어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그 명약은 바로 우리가 그 누군가를 향해 보이는 맑은 웃음이다.

 

사실 웃을 일이 정말 없는 요즈음이다. 아니 웃을 일이 없다기 보다는 그저 답답하고 가슴 아픈 일들이 왜 자꾸 일어나는 현실인 건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웃자. 많이 웃어야 웃을 일이 또 생길 것이다.

 

지도자이신 분들이 수준 이하로 놀아서 국민 모두가 가슴 아픈 요즈음이지만, 예로부터 어려울 때면 더 큰 화합으로 힘을 발휘하는 우리들이 아니던가? 모두 힘들 내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따스한 미소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지는 시작의 나날들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남보다 조금 부족하면 어떤가? 좀 모자라고, 좀 덜 가졌다고 해서, 넘치고 더 가진 사람보다 행복하지 말란 법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언제 어디서나 만족하고 화평한 마음을 지닐 줄 아는 사람이 더 많은 복을 예약하는 삶의 주인공인 것이다.

 

모두 아는 이야기이지만 시작하는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예를 들어본다. 한 시골의 할머니가 목에 거는 지게막대의 양 끝에 다는 두 개의 큰 단지를 가지고 있었다.

 

단지의 하나에는 금이 가 있었고, 다른 단지는 완전해서 항상 하나 가득 물을 채워 왔다. 냇가로부터 집으로 가는 긴 길이 끝날 무렵에 금이 간 단지에는 언제나 물이 다 새버리고 반밖에 차 있지 않았다.

 

2년 동안이나 이것은 매일 계속되었고, 할머니는 언제나 결과적으로 한 동이 반의 물만을 집에 가져왔다. 물론, 완전한 단지는 물을 하나 가득 가져오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러나 가엾게도 금이 간 단지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부끄러워했고, 한 동이를 가져와야 하는 물을 반 밖에 가져올 수 없음을 불행하게 느꼈다.

 

그것이 비참한 실패라고 느꼈던 2년이 지난 어느 날, 그 금이 간 단지는 냇가에서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이 옆에 난 금이 집으로 오는 내내 물을 새도록 만들기 때문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요.”

 

그러자 할머니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넌 길의 너의 쪽, 다른 쪽이 아닌 너의 쪽에 꽃들이 핀 것을 보지 못했니? 그건 내가 이미 너의 결점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길의 너의 쪽에 꽃씨를 뿌렸으며, 매일 우리가 돌아올 때 넌 자연스레 그 꽃들에 물을 주었지. 지난 2년 동안 난 그 예쁜 꽃들을 꺾어서 식탁을 장식했어.

 

네가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우리에게는 집을 꾸밀 꽃들이 없었을 거야. 우리들 각자는 우리 자신의 고유한 결점을 가지고 있어. 그러나 우리가 함께 하는 생활을 더욱 흥미롭게, 보람 있게 만드는 것은 우리 각자가 가진 그 결점들이지.

 

너는 있는 그대로 각 사람을 보고 그 속에 있는 좋은 점을 보도록 해야 해.” 세상에는 완전하게 그르거나 완전하게 옳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치명적인 결점인 듯 싶은 것이 때로 상황에 따라 귀한 장점으로 부각이 되는 경우가 있다. 마치 동전의 양 면처럼 바라보는 측면에 따라 완전하게 다를 수가 있는 것이다.

 

소심함이 어떤 면에서는 섬세함이 되는 것이며, 대범함은 때로 꼭 챙겨야 할 부분을 놓쳐 덤벙대는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것이라 할지라도 모나고 흐트러져 보일 수도 있고, 혹은 완전해서 본이 되어지는 듯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각자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삶, 내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으로 옳고 그름을 평가하여 바라보기 보다 형편과 상황에 따라, 또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들의 실체를 깨달아, 좋은 모양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리에서 바라보는 것 또한 우리들이 가져야 할 넉넉함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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