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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권력 출현은 ‘제사의례와 음식’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5)-선사시대 문화코드(세번째)
기사입력  2018/11/09 [14:44] 최종편집    김정룡 /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부계씨족사회 두령이 된 것은 개인적 능력 탁월

천하권력 복희는 제사용 동물을 죽이는 요리사

 

본래 친족이란 뜻의 토템은 부족사회 문화코드

부계제도 완전히 확립! 부계로 혈연지위를 구분

 

▲ 김정룡 /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부계씨족사회! 권력은 주방에서

 

겉으로 봤을 때 모계에서 부계로의 변화는 혈통의 계산방식이 바뀐 것일 뿐이다. 그러나 둘 사이는 매우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모계씨족사회는 비권력사회였다면 부계씨족사회는 권력사회다. 다시 말해서 권력문제 아니었다면 모계가 부계로 바뀔 이유가 없었다.

 

부계씨족사회 진입은 남성이 여성에 대한 권력행사와 남성 자체 내의 권력행사 및 전반사회에 대한 데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남성이 여성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려면 여성을 압박해야 했다. 압박에는 무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 무기가 남자의 심벌이었다. 앞서 얘기했듯이 남자의 심벌로서 뱀이 일차적으로 선택되었다.

 

부계씨족사회의 문을 연 두령인 복희씨는 뱀의 인간이었다. 선사시대 채도에 뱀이 개구리를 삼키고, 새가 물고기를 쪼아 먹는 그림이 있다. 이것은 여자가 남자에게 먹히는 상징적인 그림이다. 즉 모계가 부계로 이행되었음을 의미한다.

 

모계씨족사회는 비권력사회였다면 부계씨족사회는 권력사회다. 


중국뿐만 아니라 기타 문명권에서도 뱀의 등장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리스의 아폴론도 뱀이었고, 인도의 비슈누도 마찬가지였고, 석가도 일찍이 뱀으로 표현되었다.

 

다음 복희씨가 부계씨족사회 두령이 된 것은 남성세계에서 개인적으로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복희씨의 능력이란 무엇일까? 이중텐 교수는 복희를 천하제일의 요리사라고 말한다.

 

근거는? 복희의 자에서 찾는다. 는 위에 이고 가운데가 이며 아래는 혜()이다. 이 글자 좌측에 소 를 덧붙이면 제사용 동물을 뜻하는 희생가 되는데 는 색이 순수한 것, 은 길함을 얻지 못해 죽이는 것을 의미한다.

 

갑골문의 희자는 위에 , 아래는 인데 는 구체적인 뜻이 없는 어조사이며 때로는 감탄을 표시하는 글자로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가운데 자기를 뜻하는 글자가 아니고 무기로서 뜻은 죽이다라는 것이다.

 

▲ 복희를 포희(庖犧)라고도 부르는데 는 요리사,는 역시 제사용 동물이다.

뭘 죽이는 걸까? , , , 돼지, , 닭 제사용 동물을 죽인다. 역사적으로 양과 소를 제사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양을 제사 지내면 소뢰(小牢), 소를 잡아 제사 지내면 대뢰(大牢)라 하였다. 복희를 포희(庖犧)라고도 부르는데 는 요리사, 는 역시 제사용 동물이다.

 

그런데 왜 제사용 동물을 죽이는 요리사가 천하의 권력자가 된 걸까? 부계시대의 진입에 따라 남자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신의 힘을 빌렸다. 신의 힘을 빌리려면 신에게 제사를 올려야 한다.

 

제사는 성의가 있어야 하고 규모도 방대해야 한다. 복희의 주요 업무가 바로 신에게 바치는 음식을 책임진 것이다. 당시 신에게 바치는 음식을 관장하는 이 자리는 지고무상(至高無上)한 자리였다.

 

따라서 솥을 뜻하는 정()은 권력을 상징하고 있었다. , , 오 세 나라 혹은 신라, 고구려, 백제 세 개 나라가 서로 대치하고 있는 형세를 삼국정립(三國鼎立)이라고 표현하는데 여기서 은 세 나라의 정권을 의미한다.

 

가마솥이 권력을 상징하고, 으뜸의 요리사가 지고무상한 자리에 올랐으니 중국 선사시대 두령의 권력은 주방에서 나온 셈이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뚜렷하게 남아 있다.

 

중국이나 한반도에서 왕조시대에 지금의 총리격인 직책을 재상(宰相)이라 불러왔는데 여기서 는 도살의 의미를 갖고 있는 글자이다. 이렇듯 주방에서 권력이 탄생한 것에 대해 이중텐 교수는 세계역사에서 보기 드문 특이한 권력출현의 케이스라고 지적한다.

 

솥을 뜻하는 정()은 권력을 상징하고 있었다. 위,촉,오 세 나라가 서로 대치하고 있는 형세를 삼국정립(三國鼎立)이라고 표현하는데,여기서 은 세 나라의 정권을 의미한다.  


 

토템의 시조 염제

 

모계든지 부계든지 씨족사회의 문화코드는 생식숭배였다면 부족사회 문화코드는 토템이었다. 토템은 본래 친족이란 뜻이다. 부족사회 친족은 당연히 남성의 혈통을 매개로 이뤄진다.

 

그런데 이 친족의 범위는 요즘의 가문에 따른 혈통의 의미를 넘어 한 개 마을을 하나의 친족으로 볼 수도 있고 더 넓은 범위에서 말하자면 한 개 부족을 하나의 친족으로 인정할 수도 있었다.

 

부족사회 문화코드는 토템이었다. 토템은 본래 '친족'이란 뜻이다. 부족사회 '친족'은 당연히 남성의 혈통을 매개로 이뤄진다  


그 목적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씨족사회를 하나의 부족사회로 만들고 여러 집단을 하나로 묶어 힘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이것을 권력의 확대라고 말한다. 실제로 인류역사는 분권사회에서 끊임없이 집권사회에로 이행한 역사이다.

 

분권에서 집권으로 이행하는, 다시 말해서 씨족사회에서 부족사회에로 이행하고 부족사회가 굳건해지게 하려면 강력한 부족을 대표하는 강력한 상징적인 매개체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중국선사시대 부족사회 창시자는 염제였다. 염제는 황제와 동모(同母)에서 출생한 형제라는 설이 있지만 염제와 황제는 사실상 500년 차이가 난다. 중국역사에서 염제와 황제가 싸웠다는 기록이 있는데 어떻게 5백년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싸울 수가 있었을까?

 

실제 역사는 물리적인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싸운 것이 아니라 여와와 복희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기호였다면 염제와 황제도 역시 마찬가지로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호였고 두 사람이 싸웠다는 것은 물리적인 두 사람이 아니라 두 집단을 대표하는 이름이었다고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염제가 신농이라는 설이 있지만 삼화오제는 어차피 후대에 조작된 것으로서 중국역사문화코드를 논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염제는 강수(姜水)에서 태어났다 하여 성이 강이고 황제는 희수(姬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성이 희라고 한다. 별로 설득력이 없는 기록이다. 염제가 성이 강인 것은 양치기집단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염제의 성을 말할 때 이지만 그 집단을 표현할 때는 강족(羌族)이라고 쓴다.

 

이든 이든 양과 관련이 있다. 중국선사시대 문화에서 양이 차지한 비중은 상당했다. 양과 여가 합치면 이고, 양이 크면 아름다울 이다. 상서로운 도 양이요, 무릇 양이 들어간 한자는 다수가 길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양의 집단 출생인 염제는 동쪽 중원에 진출한 이후로 갑자기 모습을 바꾼다. 즉 소머리에 인간의 몸을 지닌 반신반인으로 변모한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남자는 힘의 상징이다. 소도 힘의 상징물이다. 그래서 염제는 소로 변해야 했다. 또 농경문화에서 소의 비중은 사람 못지 않았기 때문에 염제가 소로 변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염제족이 주원에 진출함에 따라 다른 씨족을, 다른 부족을 병탄하는 과정에 그들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상징물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 상징물이 바로 소였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염제가 소로 변한 것은 소가 염제족의 토템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소는 염제족의 집단 기호이자, 깃발이었으며, 공동의 조상이자 집단의 정체성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염제는 소라는 토템으로 권력을 강화하여 한 시대를 풍미하고 한 시대를 주름잡았을 것이다. 국가가 건립되기 전까지 토템은 지고무상한 힘을 발휘해왔던 것이다.

 

 

문명의 창시자 황제

 

황제의 출생도 염제와 마찬가지로 분명치 않다. 희수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성이 희라는 기록밖에 더 자세한 것은 없다. 어차피 있다고 해도 가설일 것이어서 별 의미가 없다.

 

는 아름답다는 것과 첩을 의미하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여성들의 이름에 희가 들어가는 순희, 매희, 송희, 그리고 북한의 금희와 은희도 역시 아름답다는 의미다. 노래 불러 먹고 사는 여자를 가희(歌姬), 황제의 사랑을 받는 첩을 총희(寵姬)라고 부른다.

 

▲ 황제의 사랑을 받는 첩을 총희(寵姬)라고 부른다.


황제의 모친이 무엇 때문에 성이 희였는지 알 수 없고 어머니의 성을 따랐기 때문에 성이 희라는 것은 황제가 남긴 업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황제에게도 토템이 있었다. 황제를 유웅씨(有熊氏)라고 부른 것이 바로 곰이 토템이었기 때문이었다.

 

황제의 토템이 거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일찍이 주나라 사람들이 우리 희씨는 천원에서 나왔다(我姬氏出自天黿)”고 했기 때문이다. 천원은 신성한 거북이다. 또한 용이나 뱀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밖에 구름, , 태양, 별자리가 그의 토템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황제의 업적은 토템의 힘을 빈 데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발명 때문이었다. 황제는 의학을 발명했고, 깃발을 발명했고, 동굴에서 살던 인류를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가옥을 발명했고, 농기구를 발명했고, 옷을 발명했고, 역법을 발명했고, 산학(算學)을 발명했고, 방중술을 발명했고 등등 이루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그의 발명은 많고도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은 수레와 모자 및 씨()의 발명이었다.

 

유럽에서 수레를 발명한 때가 기원 이후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에 비해 황제의 수레 발명은 지금으로부터 5천 년 전의 일이다. 얼핏 따져도 유럽보다 3천 년 앞섰다. 황제의 이름이 헌원(軒轅)인 것이 바로 황제가 수레를 발명했다는 증거이다.

 

염제족과 치우족이 상당한 군사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최후의 승자가 황제인 것은 곧 황제가 전차를 보유한 것이 주요 이유였다. 또 그가 모자를 발명함으로서 인류사회가 신분제사회로 이행하는데 지대한 기여를 했던 것이다.

 

이중텐 교수는 황제의 수많은 발명 중 위대한 발명을 씨()의 발명을 꼽는다. “씨는 황제의 미스터리를 풀어줄 두 번째 키워드이면서 역사의 전환점에 해당된다.

 

성과 씨에는 세 가지 구분이 있다. 성은 모계에, 씨는 부계에 속하고 성이 먼저, 씨는 나중에 생겼으며 성은 결혼을, 씨는 귀천을 분별한다. 성이 결혼을 분별한다는 것은 곧 같은 모계의 형제자매는 성관계를 가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른바 동성불혼이다. 물론 이것은 모계 시대의 관념이다.

 

한편 씨가 귀천을 분별한다는 것은 부계로 혈연을 따지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부계로 지위를 구분함을 뜻한다. 부계제도가 완전히 확립되고 계급관념이 싹튼 것은 당연히 성만 있고 씨가 없던 염제족보다 훨씬 성숙하고 수준 높은 양상이었다. 그리하여 황제가 당당히 강호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중국선사시대는 원시공동체인 이브의 시대, 모계씨족사회인, 여와의 시대, 부계씨족사회인 복희의 시대, 부족초기단계인 염제의 시대, 부족후기단계인 황제의 시대, 부족연맹사회인 요와 순의 시대로 흘러왔다. 요순 이후 우()의 아들 계()부터 국가시대에 진입한다.

 

요와 순은 유학자들이 찬미하는 위대한 임금이고 선양제(禪讓制)를 실시하여 미덕의 임금으로 남아왔지만 역사학자들은 선양제가 허위였다고 지적한다. 가짜인지, 진짜인지를 오늘날 알 길이 없다. 다만 이 두 임금이 남긴 업적은 구체적으로 이렇다 할 만 한 뚜렷한 것이 없다.

 

어쨌거나 요순 이 두 임금은 부족연맹시기 즉 국가 전야의 시대 임금이기 때문에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을 것이고 그 권력은 재산과 더불어 부계의 혈통에 따라 계승되어야 하는 새로운 문화코드를 싹 틔웠을 것이다.

 

당시 문화코드가 무엇이었을까? 토템을 조()로 전환시키는 작업이었다. 유럽은 토템이 종교로 변했다. 중국에서는 국가의 탄생과 더불어 토템이 사라지고 조가 주요한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해왔다. 이것이 바로 유럽과 구분되는 중국적인 문화코드이다.

 

 

김정룡 프로필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장춘대학교 일본어학부 전공

-연변제1교 일본어 교사 역임

-著書)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멋 맛 판> 2015

-著書) 재한조선족문제연구집

<천국의 그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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