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하루(7) 

푸짐한 생선가게를 향한다.

가게 앞에는 많은 고양이들이 앉아서 맥주도 마시고 소주도 마시고 라면도 먹고 있다.

“아무튼 술은 다들 좋아해!”

“안녕하세요. 사장님.”

“맷돌 어서 와.”

“잘 지내시죠?”

“뭐! 나야 잘 지내지.”

“싱싱한 메기 한 마리 주세요.”

“어쩌나! 메기가 없는데.”

“눈이 많이 오고 한강이 얼어서 요즘 싱싱한 생선이 들어오기 힘들어.”

“그렇군요.”

“싱싱한 미꾸라지는 있는데?”

“오늘은 꽁치 통조림 하나 주세요.”

“그래, 날이 풀리면 싱싱한 생선이 많이 들어올 거야.”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그래.”

그 시간 걸레는 아파트 옥상에서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눈 뭉치를 만들어 거리에 던지고 숨기도 한다.

“예쁜 아가씨가 온다.”

걸레는 눈을 몇 개 뭉치더니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던지고 숨는다.

“누구야?”

눈뭉치에 맞은 아가씨는 아파트 옥상을 쳐다본다. 한 참을 올려다보더니 목이 아픈지 다시 걸어간다.

“하하! 재밌다.”

그렇게 걸레는 아파트 옥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하에 사는 걸레는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는 문이 모두 잠겨있는데도 걸레는 어떻게 옥상까지 올라가는 지 아무도 모른다. 가끔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다 사람들에게 들키기도 한다.

“엄마! 저기 옥상에 고양이 있다.”

엄마와 손잡고 걸어가던 어린 소년이 옥상을 쳐다보며 소리쳤다. 걸레는 내밀던 고개를 숨겼다.

“어디?”

소년의 엄마는 옥상을 쳐다봤지만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다.

“저기 옥상에서 고양이가 내려다봤는데…….”

갑자기 어린 소년은 거짓말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걸레는 조용히 옥상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걸레 녀석은 어딜 갔지?”

꽁치 통조림을 들고 집으로 걸어가던 맷돌은 심심했다. 다시 걸레 집으로 갈까 생각하더니 63빌딩을 지나 집으로 향했다. 삼익아파트에 사는 어린 고양이들이 맷돌을 보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맷돌 아저씨.”

“안녕.”

“손에 든 게 뭐예요?”

“꽁치 통조림이다.”

“와! 맛있겠다.”

맷돌은 순간 어린 고양이들이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았다. 며칠째 눈이 내려서 먹이를 찾기가 어려운 어린 고양이들은 벌써 며칠 째 굶고 있다.

“받아라. 싸우지 말고 같이 나눠먹어라.”

“감사합니다.”

어린 고양이는 손을 번쩍 내밀면서 맷돌이 주는 꽁치 통조림을 받았다.

◣ 김동석 프로필

경희사이버대 일본학과 졸업

국민대 정치대학원 졸업(정치학석사)

<저서>

달콤한 꿈을 선물하는 동화1~3권/지식과감성

뒤통수가 예쁜 제니의 인형가게/지식과감성

바람을 타는 뽀득이/지식과감성

천상을 향한 악동들의 연주/영은미술관

어리석은 자와 지혜로운 자 외 20권 컬러링북/지식과 감성

◤ 나오미 군지 프로필

무사시노미술대 유화과 졸업

서울대 동양학과 졸업

개인전 및 그룹전 40회 이상

<일러스트>

바람을 타는 뽀득이/지식과감성

천상을 향한 악동들의 연주(영은미술관)